정치 정치일반

野 동작을 전략공천에 커져가는 후폭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4 16:16

수정 2014.07.04 16:16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에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내려꽂기'한 뒤 후폭풍이 더욱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설득력 없는 허무한 전략공천카드라는 비난이 쏟아진 가운데 새누리당에서조차 '원칙없는 공천'이라는 혹평을 내놓으면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당 안팎에서 수모를 당하고 있다.

김·안 공동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공천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탈락한 후보들의 이해를 구하는 동시에 '선당후사'를 주문했고, 안 대표는 전날 당 대표실 점거농성에 들어간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에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 갈등은 잦아들이 않는 모양새다. 정세균계와 혁신모임 등은 이날 오전 긴급 조찬회동을 각각 소집해 '원칙 없는 공천', '민주적 절차 무시'라며 두 대표를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지도부의 독단이 도를 넘었다"고 맹비난한 정세균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상임고문단도 주말 사이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모임은 두 대표와 면담을 신청해 기 전 부시장에 대한 전략공천을 철회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모임 소속 최재성 의원은 트위터에 "해석 안되는 '번지없는 공천'"이라며 "기동민! 이 독배를 받지 말라. 참된 정치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 전 부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허 전 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전부 망하는 '전망공천'"이라면서 "박 시장을 배려했다면 확실한 광주에 공천했어야 한다. 이는 '박원순 마케팅'이 아니라 '박원순 죽이기'"라고 성토했다. 허 전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광주 광산을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된 천정배 전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경선을 치를 것으로 가닥이 잡히던 광주가 돌연 전략공천 지역으로 바뀐 데 대해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을 전략공천했다 홍역을 치러놓고 또 시민의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측 인사들도 금 대변인을 비롯, 김포와 광주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던 이수봉 전 수석보좌관, 이근우 광주시당위원장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면서 혼란에 빠졌다. 금 대변인은 이날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재·보선 '판'이 흔들리면서 나머지 지역의 공천 향배도 주목된다. 안 대표가 이날 "중진은 당이 요청하는 곳에 나가 헌신해달라"고 거듭 강조한 것에 대해 손학규 상임고문의 수원병(팔달구) 출마를 염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공천방정식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일각에선 손 고문의 거취도 유동적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동작을 전략공천을 폄하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자살골 수준의 혹평에 휩싸일 전망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지역 후보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자 "광주를 신청한 기 전 정무부시장을 낙하산으로 동작에 공천하고 그것을 미래세력이라 하는데 이해하기 힘들다"며 야당 지도부의 의사결정을 꼬집었다.
윤 사무총장은 이어 "허동준 당협위원장과 기동민은 20년 지기 친구"라고 지적하고 "새정치연합이 앞세우는 게 사람이 먼저 아닌가. 그런데 20년 관계를 허물어 버리는 전략은 무엇인지 회의가 든다"며 비꼬았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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