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 공동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공천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탈락한 후보들의 이해를 구하는 동시에 '선당후사'를 주문했고, 안 대표는 전날 당 대표실 점거농성에 들어간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에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 갈등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정세균계와 혁신모임 등은 이날 오전 긴급 조찬회동을 각각 소집해 '원칙 없는 공천' '민주적 절차 무시'라며 두 대표를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지도부의 독단이 도를 넘었다"고 맹비난한 정세균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상임고문단도 주말 사이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모임은 두 대표와 면담을 신청해 기 전 부시장에 대한 전략공천을 철회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모임 소속 최재성 의원은 트위터에 "해석 안되는 '번지 없는 공천'"이라며 "기동민! 이 독배를 받지 말라. 참된 정치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 전 부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허 전 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전부 망하는 '전망공천'"이라면서 "박 시장을 배려했다면 확실한 광주에 공천했어야 했다. 이는 '박원순 마케팅'이 아니라 '박원순 죽이기'"라고 성토했다. 허 전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광주 광산을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된 천정배 전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경선을 치를 것으로 가닥이 잡히던 광주가 돌연 전략공천 지역으로 바뀐 데 대해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을 전략공천했다 홍역을 치러놓고 또 시민의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 측 인사들도 금 대변인을 비롯, 김포와 광주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던 이수봉 전 수석보좌관, 이근우 광주시당위원장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면서 혼란에 빠졌다. 금 대변인은 이날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재·보선 '판'이 흔들리면서 나머지 지역의 공천 향배도 주목된다. 안 대표가 이날 "중진은 당이 요청하는 곳에 나가 헌신해달라"고 거듭 강조한 것에 대해 손학규 상임고문의 수원병(팔달구) 출마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공천방정식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일각에선 손 고문의 거취도 유동적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동작을 전략공천을 폄하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자살골 수준의 혹평에 휩싸일 전망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지역 후보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자 "광주를 신청한 기 전 정무부시장을 낙하산으로 동작에 공천하고 그것을 미래세력이라 하는데 이해하기 힘들다"며 야당 지도부의 의사결정을 꼬집었다. 윤 사무총장은 이어 "허동준 당협위원장과 기동민은 20년 지기 친구"라고 지적하고 "새정치연합이 앞세우는 게 사람이 먼저 아닌가. 그런데 20년 관계를 허물어 버리는 전략은 무엇인지 회의가 든다"며 비꼬았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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