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진핑 방한] 리옌훙 바이두 회장 “세계 인터넷의 중심 韓·中으로 이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4 18:04

수정 2014.07.04 18:04

널찍한 호텔 로비는 걸음을 떼기조차 힘들 정도로 붐볐다. 곳곳에서 이뤄지는 소지품 검사와 삼엄한 경비는 행사가 갖는 무게를 그대로 드러냈다. 4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양국 정상과 경제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중국 측 기업인 200여명, 우리 기업인 250여명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시작을 15분여 앞두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차례로 입장했다. 이들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환한 미소로 답할 뿐 대답은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어 도착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보안상의 이유로 재계 총수들과 반대 방향의 입구를 통해 호텔에 들어왔으며 이들이 도착한 뒤 곧바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번 포럼은 1세션과 2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1세션은 양국 정상의 특별 강연으로 진행됐으며, 2세션에서는 양국 기업인들이 수교 이후 22년간 양국 투자와 무역 교류 현황을 되새겨 보며 한·중 경제협력 분야를 보다 확대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 50여명도 참석해 우리 기업인들과 한국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기업인들에게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됐다.

■VIP '티타임'서 무슨 얘기 오갔나

티타임 형식을 빌려 '한·중 포럼' 직전 열린 양국 정상을 포함해 주요 기업인 30여명이 참석한 'VIP 간담회'는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불과 20분만 진행된 행사였으나 국내 기업인들이 시 주석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간담회 이후에는 별도의 기념촬영도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 참석 명단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측에서 행사를 주최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오영호 코트라 사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신태용 수입업협회 회장,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이사,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텐궈리 중국은행 회장, 뉴시민 교통은행 회장, 왕샤오추 중국전신그룹 회장, 창사오빙 렌틍그룹 회장, 쓰셴민 남방항공 회장, 왕웨이민 중국궈뤼 유한공사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난춘후이 정타이그룹 회장, 장위량 녹지그룹지주 유한공사 회장 및 총재, 왕문인 정웨이 국제그룹 창시자 및 위원장, 류자차이 충칭철강 유한책임회사 회장, 쑨리창 장위그룹 사장, 한팡밍 TCL그룹 부사장, 장야페이 화웨이 부사장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서비스, 금융, 통신기업인 등 15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국 기업 간 협력과 중국 내 현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과 현대차의 충칭 공장 설립 타진, LG화학의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SK그룹의 중국 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롯데그룹의 선양 복합몰 설립 등이 거론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은 간담회 직후 곧바로 포럼에 참석했다.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의 개회사와 박용만 회장의 환영사로 시작된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 1세션은 박 대통령 및 시 주석의 특별강연으로 마무리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 앞서 이뤄진 5분간의 연설에서 새로운 20년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양국 간 경제협력 방향 및 실천과제들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10여 분의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와 양국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역설했다.

■한중 경제 윈-윈 전략 공유

'한·중 포럼'의 2부 세션은 양국 기업인들이 양국 투자와 무역 교류 현황을 파악하고 진출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중국 정부쪽 연사로 상무부 투자촉진사무국 류톈쉰 국장과 옌타이시 멍판리 시장 등이 참여했고 민간 기업 대표로는 중국은행 톈궈리 동사장과 바이두 리옌홍 회장, 정타이그룹의 난춘후이 회장 등이 연단에 올라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발표에서 중국은행 톈궈리 동사장은 위안화 허브로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특히 위안화 국제화에 한국과의 공조가 핵심 과제임을 역설했다. 중국은행은 중국 최초 은행이자 5대 상업은행으로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곳이다.

발표자 중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인물은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를 창립한 리옌홍 회장이다. 리 회장은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으며 바이두는 올해 밀워드브라운 선정 글로벌 브랜드 기업가치 100대 기업 중 25위에 뽑혔다.

리 회장은 '기술혁신을 통한 아시아 신시대 창조'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세계 인터넷의 중심이 한국과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최대의 인터넷 시장을 보유한 중국과 선진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면 그 예리함이 쇠라도 끊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二人同心 基力斷金'을 언급하면서 양국이 시진핑 주석 방한을 계기로 협력해 인터넷 발전을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한국 측 연사로는 1994년 중국 심양 진출을 시작으로 20년간 중국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김승환 상무가 발표를 했다.

김 상무는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성장한 비결로 중국 고객 피부에 적합한 제품 개발, 중국 직원 비율이 89%에 이르는 현지화 전략,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 등을 성공 요인으로 설명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한·중 양국의 유력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수교 이래 최대 규모로 참석해 무역과 투자, 금융 등 다방면에서 경협 의지를 확인하고 향후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박하나 김병용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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