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만 하더라도 은행권에는 사무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가 강했죠.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죠. 그때 직원 수 250명의 작은 은행으로 시작했던 신한이 지금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여행원 중심의 리더 모임인 갤포스(Gal-force)가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는 서비스' 철학이야말로 신한의 근간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과 함께 조직된 갤포스 1기 멤버인 신보금 신한은행 소비자보호본부장은 '신한인'으로 살아온 지난 30여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남성 중심 기업문화가 이상하지 않았던 시절 '여성도 은행 발전의 주역이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로 다양한 고객만족 활동을 펼치며 은행 내에 가장 역사 깊은 오피니언 리더 그룹으로 자리잡은 갤포스. 그리스어로 갤포스는 여성을 의미하는 '갤(Gal)'과 힘을 의미하는 '포스(Force)'의 합성어다.
신 본부장은 "당시 은행권은 행원과 여행원으로 구분돼 있을 만큼 은행원으로서 여성의 역할이 많이 미약했다"면서도 "하지만 고객과 가장 많이 대면했던 이들 역시 창구의 여행원이었던 만큼 신한은 다른 은행들의 관심 밖에 있던 여행원에 주목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창구 경험이 많은 여행원을 중심으로 갤포스를 조직, 고객이 지점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금융상담을 하고 나갈 때까지 고객을 대하는 자세와 목소리 톤, 표정 하나하나까지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든 서비스를 표준화해 나갔다"며 "이는 은행의 어느 직급을 막론하고 모두 갤포스로부터 동일한 교육을 받게 할 정도로 수평적 교육문화를 전파하는 혁신적인 예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 본부장은 고객만족센터 팀장에서부터 신한PWM프리벌리지(Privilege) 서울센터 센터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소비자보호본부 리더로 활동 중이다. 그는 최근 은행권 내 일련의 금융 사건·사고와 맞물려 강화된 금융소비자 보호 분위기에 대해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늘 지속해야 할 은행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신 본부장은 "1990년대까진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증식시켜 줄 수 있는 고객서비스로 발전했다"며 "이젠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가 밑바탕이 될 수 있도록 은행의 시각도 많이 선진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보호의 일환으로 민원 감축을 위한 사후관리와 사전예방 활동에 한창이다. 그는 "소비자 보호가 강화돼야 결국 장기적 안목에서 은행의 이익도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