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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실적, 유틸리티 전망 ‘맑음’ IT·에너지 ‘흐림’

올 2분기 실적, 유틸리티 전망 ‘맑음’ IT·에너지 ‘흐림’

올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장사들이 몸을 웅크리고 있다. 급격한 환율 하락과 내수경기 침체로 이익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상장사의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다만 유틸리티, 건설 업종은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전망치를 내놓은 12월 결산법인 189곳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유틸리티 업종이 원화 강세로 흑자 전환하고 건설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반면 정보기술(IT)과 에너지 등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신형 전략폰을 내놓으며 실적 호조가 기대됐던 IT업계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전반적인 침체가 예상된다.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8조738억원으로 지난해 2·4분기에 비해 15%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휴대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의 실적이 20% 이상 감소하며 전체 영업이익이 7조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유럽과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심각한 수준이며 태블릿 PC 출하량도 크게 감소했다"며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 업체들의 2·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미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정유업체는 급격한 원화강세와 정제마진 둔화 등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6월 이라크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제부문의 부진을 다소 만회할 수 있지만 원화 강세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 매출액 중 70%가 외환거래인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특성상 환율 하락으로 분기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며 "정유부문 적자 영향으로 2·4분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정지를 거친 통신주는 구조조정 여파로 적자가 예상되는 KT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소폭 향상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1.69% 향상된 6181억원으로 예상되며 LG U+도 24.79% 증가한 1807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KT는 지난 4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1조2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7136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던 유틸리티와 건설 등은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어닝 쇼크'를 겪은 건설업체도 기저효과를 누리며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던 저가 수주 사업장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주택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 전기가스 업종은 원재료 구매비용 감소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1조원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국전력에 대해 증권사들은 영업이익 4736억원을 기대했고 가스공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된 2236억원 수준이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원재료 구매비용은 44조원 수준으로 환율이 10% 하락하면 4조4000억원의 재료비 부담이 줄어든다"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도 유틸리티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