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경제부총리 후보자 ‘타이밍의 기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8 17:35

수정 2014.07.08 17:35

[차장칼럼] 경제부총리 후보자 ‘타이밍의 기술’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남녀 간 연예관계에서는 물론, 사회생활의 인간관계에서도 타이밍을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따라 그 관계의 성공 여부가 결정지어진다는 면에서 하는 말이다. '타이밍'이란 말은 어휘사전에서 '동작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 또는 '그 순간을 위해 동작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즉 정점을 파악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에서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도 그 '고무줄'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게 타이밍의 기술이다.

사랑의 밀어가 필요하거나 사랑을 확인하는 선물이 있어야 할 때도 그 타이밍은 중요하다. 상대방의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상대방이 그 기다림에 지쳐 포기하기 직전에 이뤄질수록 그 효과는 극에 달한다. 그러나 그 타이밍을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파악해 상대방의 기대심리를 맞추지 못한 경우에는 아무리 사랑의 밀어를 속삭여도, 고가의 선물을 안겨줘도 그 감흥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요즘 말로 이른바 '밀당의 묘미'다. 그런 면에서 제 16대 대통령에 오른 고 노무현 대통령은 타이밍의 귀재였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 선거를 8개월이나 앞두고 대선후보로 확정됐지만 너무 일찍 대중에 노출되면서 한때 40%까지 올랐던 지지율이 선거를 두 달여 앞둔 10월에는 10%대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결국 두 달 만에 타이밍의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면서 1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출신인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반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나라가 2002 월드컵 4강에 오르면서 국민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던 차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 후보와의 단일화로 당시 막강한 세력을 과시하던 이회창 후보를 한순간에 따돌렸다. 이에 더해 선거일 바로 직전 정몽준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철회하면서 노 전 대통령은 타이밍의 기술상 거의 절정에 올랐다.

8일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을 책임지고 사실상 현 정부를 대표해 경제정책 전반의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최 부총리 후보자는 첫 행보부터 예사롭지 않다. 최 부총리 후보자는 내정되자마자 일성으로 "한겨울, 여름옷"이란 발언을 했다. 세월호 이후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 완화 등을 통해 부동산 경기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이밍의 기술로 보면 아주 시의 적절한 정책이다. 시장에서도 반색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2001년 5월(64.4%) 이후 최대치인 64.0%까지 치솟고, 수도권도 2012년 12월(66.4%)이후 최고치인 65.6%까지 오르면서 주택시장 회복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대출 규제를 푼다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데 도움을 줘 정책 효과가 금방 나타날 수 있어서다.

사실 타이밍의 기술로 보면 정부가 올 초 발표한 '주택임대차 선진화방안'은 최악이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은 옳지만 그 시기가 문제였다. 이로 인해 올 초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고꾸라졌다.
하지만 최 부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당정은 이와 관련해서도 정책 수정을 예고했다. 전반적으로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수장인 최 부총리 후보자는 타이밍을 잡는 기술이 상당히 뛰어나 보인다.
지난 수년간 극심한 침체속에서 고사 위기를 경험했던 시장이 최 부총리 후보자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건설부동산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