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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변한 성격? ‘군도’ 찍으며 사회성 길러”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2 14:52

수정 2014.10.25 00:10



“‘군도’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

‘꽃미남의 대명사’ 강동원이 더욱더 고운 자태로 4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를 통해 그 어디에도 없던 아름다운 악역 ‘조윤’으로 거듭난 것. 극중 장검을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춤사위에 가까울 정도로 눈부시다. 여기에 남자임에도 예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강동원의 깔보는 듯한 눈빛, 비웃는 듯한 입꼬리는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낯가리던 수줍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넉살이 좋아진 유쾌한 모습을 보여줘 수컷 냄새를 물씬 풍기는 ‘군도’ 패거리 배우들과 그가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이유를 짐작케 했다.

◇ 아름다운 악역..“샤프한 눈썹이 포인트”

악역에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결코 어울릴 수는 없지만, 강동원에게는 가능하다.

‘군도’에서 그는 악랄한 수법으로 백성을 수탈하며 땅귀신의 악명을 얻는 인물인 백성의 적 ‘조윤’ 역을 맡았다.

이러한 가운데 영화 속 민초를 대변하는 ‘군도’ 패거리와는 다른 한 겹 한 겹 자락이 흩날리는 화려한 의상으로 우아함을 극대화, 아름다운 악역의 모습을 완성시켰다.

“예쁘게 나왔다는 평을 계속 듣고 있는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개봉 후 관객들 반응을 봐야 알 것 같다. ‘군도’ 패거리와 분장 팀 자체가 달랐다. 그쪽은 처음 스킨 톤 그대로 가더라. 나 같은 경우는 날렵한 느낌을 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포인트로 눈썹 메이크업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긴 생머리의 경우는 촬영 직전까지 에센스를 뿌리며 계속 빗질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살도 64kg까지 감량했었다.”

‘군도’ 속 ‘조윤’은 조선 천지에 당할 자가 없는 최고의 무관 캐릭터로 강동원은 장검으로 파워풀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예술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더욱이 1:1 액션부터 홀로 ‘군도’ 패거리를 상대해야 하는 고난도의 액션까지 다채로운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기 위해 크랭크인 4개월 전부터 고된 훈련에 매진했다.

“언제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군도’에서는 하정우, 마동석 형, 조진웅, 이경영, 이성민 선배님까지 체격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엄청난 배우들이 나오지 않나. 그런 배우들과 혼자서 싸우는 캐릭터였다. 무술로 압도하지 않으면 관객들이 타당함을 느끼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내가 칼 한 번 뽑았을 때 ‘다 죽이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어야 긴장감이 생길 것 같았다. 얼굴로 폼 잡으면 표가 날 수밖에 없다. 이번 역할에서 액션이 굉장히 중요했고, 액션도 연기의 일부분이기에 검술을 제대로 배웠다.”


강동원 (사진=이승현 기자)

윤종빈 감독이 액션에 관련해서는 따로 디렉팅이 없다 검술신에서 롱테이크를 부탁한 적이 있다던 강동원은 “다른 영화와 차별화하려면 액션 하나 정도는 롱테이크로 찍고 싶으시다 하셨다. (하)정우 형도 할 수 있었겠지만, 조윤이 최대한 멋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셔서 내가 하기로 마음 먹었다. ‘군도’ 속 비주얼 담당은 나니깐”이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영화 ‘형사 Duelist’ 때 찌르는 게 많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베는 게 많다. 칼 쓰는 선이 완전 다르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 각별한 하정우-윤종빈 사이..“나보다 그들이 걱정해”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은 한국 영화계 알려진 절친으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작업을 같이 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까운 두 사람 사이에 강동원이 들어가게 된 셈.

“나는 괜찮은데 촬영 전 그분들이 오히려 걱정하시더라. ‘우리가 친해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작품은 작품이니 걱정마라’라고 강조하셨다. 다른 배우들도 대부분 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팀이라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내가 ‘걱정 안 한다. 지내온 세월이 중요하냐. 살아온 세월보다 마음 맞고 안 맞고가 중요하다’고 했더니 ‘그래 그거야’라고 하더라. (웃음)”

그럼에도 ‘군도’ 패거리에 속한 배우들이 남성스러운 말투에 은어를 많이 사용해서 대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던 강동원은 “‘군도’ 패거리가 쓰는 단어들이 어려워 윤종빈 감독님께서 처음에는 통역을 해주셨다”고 밝히더니 “정우 형과의 개그코드는 너무 잘 통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앞서 영화 ‘전우치’에서는 김윤석, ‘의형제’에서는 송강호와 연기호흡을 맞췄던 강동원은 ‘군도’에서는 하정우와 만났다. 김윤석, 송강호, 하정우 모두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배우들. 하정우와 직접 연기해보니 어땠을까.

“정우 형과 이번에 함께 연기해보니 김윤석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 정우 형에게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연기에 있어서 불 같이 뜨겁다는 거다. 에너지가 엄청나니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들이지 않을까. 정우 형도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나는 차분하게 잘 듣는 스타일이다. 하하.”


강동원 (사진=이승현 기자)

무엇보다 하정우는 지난해 ‘군도’를 촬영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산 속 깊은 곳에 숙소를 잡고 홀로 지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강동원이 자주 놀러갔었다고.

“정우 형 혼자 산 쪽으로 펜션을 잡았다. 처음에는 나 역시 같은 곳에 머물기로 했다. 그런데 운치는 굉장히 좋았으나, 시설이 쾌적한 편은 아니라 일하면서 지내기에는 무리가 있더라. 그래서 난 다시 숙소를 옮기고 종종 놀러 갔다. 바비큐 파티도 했었다.”

◇ 낯가리던 강동원이 밝아졌어요

강동원 하면 낯가리고 수줍음 많은 배우로 유명했다. 하지만 4년 만에 복귀하게 된 그는 달라져 있었다. 농담을 던질 여유까지 생긴 것.

강동원의 이러한 변화가 좋은 현상인 것 같다고 칭찬을 건네자 강동원은 “다행이다. 지금도 낯을 가리는 건 똑같은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하. 특히나 이번에 ‘군도’를 찍으면서 형들한테 사회성 관련 많은 지도와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사회성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듯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전에는 실수를 하게 되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그래서 뭐든지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많이 편해진 것 같다”고 덧붙이며 “물론 레드카펫은 여전히 부담스럽긴 하다. 구경하러온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려니 긴장돼 땀이 삐질삐질 난다. 빛의 속도로 뛰어가고 싶을 정도다”고 속내를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강동원은 그의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그녀를 믿지마세요’ 속 ‘최희철’과 같은 순박하면서도 다소 망가지는 모습을 그리워하는 관객들도 있다는 말에 실제 성격은 ‘조윤’보다는 ‘최희철’에 가깝다고 밝혔다.

“일할 때 말고는 빈구석이 많다. 심지어 친한 지인들은 ‘일할 때 빼고는 바보다’고 할 정도다. 일할 때 깐깐하고 치밀한 건 조윤과 비슷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한 번에 두 가지 일은 절대 못하는 성격이다.


마지막으로 강동원은 스스로도 신나게 찍고 신나게 봤다는 ‘군도’에 대해 “감독님의 전작들 때문에 ‘군도’에서 엄청난 메시지와 어두움을 기대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오락영화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열변을 토하시더라. ‘군도’는 정말 신나는 액션 활극이다”고 예비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한편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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