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대신 재정.세제.금융·규제개혁 지원을 선택하면서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를 얼마나 흔들어 깨울 수 있을지 여부가 당면 숙제로 남게 됐다.
정부가 수시로 강조했듯이 현재 우리 경제는 지표상에는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 체감경기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기획재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경제상황은 2013년 대비해 전문가보다 일반국민이 더 나빠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는 '좋아짐'을 선택한 경우가 16.7%에 달했지만 일반국민은 5.5%만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나빠짐'은 전문가 45.8%, 일반국민 63.2% 수준이었다.
최 부총리도 24일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는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있으며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면서 "과감하고 공격적인 정책대응을 통해 축 처진 경제 전반의 분위기를 일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재정.세제.금융 등 가능한 모든 분야의 정책을 내놨다. 재정.금융 등을 묶은 41조원의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놓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
또 기업소득을 가계소득으로 환류시키고 비정규직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장기적 정책도 포함시켰다. 이를 위한 자금은 재정 11조7000억원, 금융.외환 29조원 등 41조원 내외다. 이 돈으로 정책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최 부총리는 "민생분야를 중심으로 추경에 버금가는 규모의 재정보강을 추진할 것"이라며 "2015년도 예산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계산법은 이렇다. 과거 대규모 경기침체 극복용 추경을 제외한 통상적 경기대응 추경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이지만 11조7000억원은 GDP 대비 0.82%의 재정보강이다. 이렇게 되면 GDP는 2014년 0.1%포인트, 2015년 0.1%포인트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41조원은 올해 하반기 중 우선 21조7000억원을 지원하고 하반기부터 13조원을, 2015년 이후 3조원+α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추경이나 세제개편 정공법 대신 기금.정책금융기관을 동원해 돈을 빌려주는 편법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것은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재정 여력이 부족한데 내년 예산을 어떤 방법으로 확대 편성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시중에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눈먼 돈이 너무 많이 돌아다닌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기금과 정책금융기관으로 더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게 내수활성화나 경제체질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운용 및 정책금융 확대 등 규모가 하반기 21조7000억원으로 꽤 크지만 대부분 대출이거나 보증으로서 추경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거두긴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재원 사정이나 국회 의결 절차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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