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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art와 함께하는 그림산책] 이 시대 진정한 라이프 세이버는?

미나와 Sasa '라이프 세이버 2014'(10월 12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삼성미술관 플라토)
미나와 Sasa '라이프 세이버 2014'(10월 12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삼성미술관 플라토)

'미나와 Sasa'라는 이름으로 공동작업을 펼치는 동갑내기 미술작가 박미나(41)와 Sasa(41)는 '진정성'이라는 말에 주목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단어가 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해 '세상을 바꾸는 10개의 키워드'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사실도 알았다.

두 사람은 이 미사여구를 둘로 쪼개 전시공간 정중앙에 '진'을 배치하고 그 옆면에 '정성'이란 글자를 가로, 세로 줄을 맞춰 700번 반복해 적었다. 24일부터 서울 세종대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고 있는 '스펙트럼 스펙트럼'전에 출품된 미나와 Sasa의 '라이프 세이버 2014(Life Savers 2014)'다.

두 사람은 왜 빨강 바탕에 흰 글씨로 '진' 자를 큼지막하게 쓰고 그 옆에 목탄으로 '정성'이라는 글자를 정성스럽게 700번이나 반복해 써놓았을까? 작가들의 의도를 알아차리기 위해선 이것과 함께 설치된 다른 작품들을 살펴봐야 한다.

반대편 벽면을 보니 그곳엔 구명튜브 모양의 박하사탕 '라이프 세이버(Life Savers)' 모형이 전시돼 있다. 라이프 세이버는 1912년 미국의 사탕 제조업체 클라렌스 크레인사가 만든 링 모양의 사탕으로, 알사탕을 잘못 먹고 질식사하는 아이들을 위해 가운데가 뚫린 사탕을 개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진정성이라는 세 글자와 구명튜브 모양의 박하사탕. 여기까지 들여다봐도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진 않는다. 작품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마지막 힌트는 다음 작품에 숨어 있다.
4각의 전시공간 출구 벽면에 강박적으로 그려놓은 24개의 화살표(출구표시)다.

이번 전시의 서문을 쓴 안소연 플라토 부관장은 "미나와 Sasa의 작품은 지난 4월 16일 이후 우리사회를 집단우울증의 나락으로 이끌어간 각종 안전사고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작가들은 우리시대를 진정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 라이프 세이버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로 규정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는 미나와 Sasa 외에도 김범, 지니서, 오인환, 이동기, 이형구, 정수진, 길종상가(박길종+김윤하+송대영), 슬기와 민(최슬기+최성민), 홍영인, 이미혜, 이주리, 정지현, 경현수 등 14개팀의 작품이 출품돼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1577-7595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