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몰아보면 사고 싶어질걸∼” 수입차 ‘체험 마케팅’ 승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4 17:51

수정 2014.10.24 22:33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개최된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 어드밴스'에서 참가자들이 재규어 차량 시승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개최된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 어드밴스'에서 참가자들이 재규어 차량 시승을 하고 있다.

매달 판매실적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시승 행사, 트랙데이 등 '체험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자사 브랜드 차량을 보유한 고객 위주로 진행하던 행사들이지만 이젠 예비고객을 위한 것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행사 중에는 수십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도 수백명이 몰려 조기 마감되는 일이 흔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려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면서 "당장은 수입차를 구입할 형편이 안되는 소비자들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차종을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 이 같은 행사가 큰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BMW·벤츠 예비고객 선점 경쟁

지난 14일 인천 영종도에 들어선 BMW 드라이빙센터는 BMW 본사가 아시아 최초로 시도한 자동차 문화 체험 공간이다.

자동차전시관, 어린이캠퍼스, 야외공원 등 다양한 시설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6㎞ 규모의 드라이빙 트랙이다. 이 트랙은 3만~6만원을 지불하면 BMW 차량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급가속과 제동, 핸들링, 다이내믹, 서클, 멀티, x드라이브 오프로드 등 6가지 코스로 구성됐다. 바닥에 물을 뿌려 미끄럽게 만든 코스, 자갈길, 급경사와 웅덩이 등을 골고루 갖춰 긴장감을 유발한다. 체험자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것은 이 서킷이 국제규격을 충족하는 수준의 서킷이라는 점이다. 실제 경주차량이 달리는 트랙을 이용하면서 BMW의 성능을 확인한 뒤엔 확실한 예비고객으로 바뀐다는 게 BMW 코리아의 복안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세단 위주의 판매전략을 탈피하기 위해 최근 '드림카스 나이트 드라이브'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쿠페, 카브리올레, 로드스터 등 일명 '드림카' 모델로 도심 밤 거리를 달리는 이색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 15종의 드림카를 선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2382대, 올해는 지난 5월까지 1126대를 판매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드림카의 마케팅 포인트를 '매혹'으로 잡은 만큼 예비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특별한 이벤트를 자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만원 참가비에도 인기

재규어 코리아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 어드밴스'를 진행했다.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는 영국에서 개발한 서킷 주행 체험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재규어의 고성능 차량인 'R'과 'R-S' 모델로만 구성된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 어드밴스'를 추가해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았다. 30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했지만 16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조기 마감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재규어 코리아 관계자는 "1박2일간 'F-TYPE R 쿠페'부터 'XFR' 'XFR-S' 'XKR-S' 등 고성능 전 라인업을 시승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르쉐코리아 역시 지난 5월 '2014 포르쉐 월드로드쇼'를 성황리에 치렀다. 포르쉐 월드로드쇼는 독일 본사가 주관하는 포르쉐의 대표적인 체험행사로 포르쉐 전 차종을 마음껏 타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행사는 포르쉐 차량을 소유한 고객과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치러졌다. 최근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은 물론 911, 파나메라 등 독일에서 직접 공수한 22대의 차량이 동원됐으며 참가비는 50만~60만원이었다.
다소 비싼 참가비였지만 400여명의 참가자는 예상보다 일찍 모집이 마감됐다. 행사에는 운전교육을 책임질 유명 외국인 강사들이 초빙돼 기본자세 교육부터 핸들링, 브레이킹 교육을 제공했으며 서킷 주행과 슬라럼(콘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서 연속으로 S자코너를 달리도록 만든것)이 이어져 흥미를 유발했다.
포르쉐코리아의 김근탁 대표는 "포르쉐 월드로드쇼는 단지 차를 타보는 데 그치는 행사가 아니라 포르쉐라는 브랜드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충분히 느끼고 체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