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와 자원고갈 문제는 이제 단순히 기후변화나 지구환경에 대한 위험요인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국가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온실가스와 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벗어나 여기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온실가스와 자원 문제 해결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됐다.
정부가 2011년 9월 분석해 내놓은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2011~2015년)을 보면 2009년 기준 세계 폐기물배출량은 연간 50억t으로 곡물생산량 23억t의 2.2배, 육류생산량 2억9000만t의 17.3배다.
정부는 여기서 파생되는 시장을 457억원 규모라고 봤다. 전자폐기물에서 희귀금속을 추출하거나 폐자원을 고형연료로 재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수치만큼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 유럽연합(EU), 독일 등 선진국들도 자원 및 에너지를 확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법을 제정하는 등 오래전부터 자원순환정책을 적극 추진해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일본은 1980년대부터 생산자책임기본원칙을 도입해 재활용을 촉진했고 2001년엔 폐기물.리사이클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순환형사회형성추진기본법'을 시행했다. EU 25개국은 2009년부터 생산자에게 제품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했다.
미국과 독일 등은 기후변화 문제와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 확보 수단으로 폐자원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정책을 강화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년 전 폐기물 및 물질 관리에 대한 연구를 추진했다.
환경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도 자원순환관련 부문별 계획을 통합하고 중장기 국가목표를 제시하는 등 체계적.통합적 자원순환 촉진정책 추진 필요성에 절감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삼아왔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우리는 에너지의 97%, 광물자원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폐기물을 업사이클하는 등 자원순환형 산업을 발달시켜 제조업과 조화를 이루게 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4만달러 시대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설정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은 '폐자원 업사이클링(Upcycling) 기반 조성'이다. 업사이클링은 폐기물이나 쓸모없는 제품을 질적.환경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가진 새로운 물질이나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폐자원 업사이클링 기반 조성의 첫걸음은 지난달 22일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로 꼽힌다.
이 법률은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는 고형연료 관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형연료는 폐기물 중 비닐, 종이류, 폐합성수지 등 발열량이 높은 폐자원을 분리한 뒤 고형연료로 만들어 전용보일러나 열병합발전소, 산업시설에 연료로 판매하는 개념이다.
법률은 우선 고형연료 제품을 수입.제조할 경우 품질기준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품질검사를 분기에 한 차례씩 받도록 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품질검사를 받다가 적발되면 제조.수입 자체를 할 수 없고 해당 제품은 전량 폐기물관리법으로 처리된다.
또 고형연료 제품의 제품성과 환경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품질표시 제도를 도입하고 매년 품질표시의 적정성을 점검하도록 했다. 품질표시는 발열량 등 17개 필수항목과 원소 성분비율 등 14개 자발항목이다.
법률은 고형연료 제품의 제조.사용시설 검사제도를 신설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고형연료 제품을 제조하거나 사용하는 시설은 시설의 설치.운영의 적정성에 대해 매년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법률은 아울러 고형연료 제품 제조.수입.사용 신고제도 도입과 악취, 먼지, 해충 등 시설별 환경관리사항 준수를 담고 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고형연료 제품은 폐기물 재활용 촉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되는 신재생에너지"라며 "개정에 따라 고형연료 제품 수입.제조부터 사용 단계까지 관리체계가 구축돼 폐자원에너지화가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고형연료 제품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해 폐자원에너지센터도 출범시켰다. 센터는 법률 개정으로 설립 근거가 확보되자 마무리 작업을 거쳐 지난주부터 이미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센터는 고형연료 제품에 대한 12개 항목 품질검사, 31개 항목 품질표시 적정성 검사, 제조.사용시설의 정기검사, 고형연료 제품의 경제.환경적 편익, 기술관리 수준, 폐기물 고형연료의 이용실태조사.분석, 폐자원에너지화 제도개선 및 기술지원 등 폐자원 에너지를 총망라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공단의 세부적인 기술적 경험과 폐기물 에너지화에 대한 기술진단, 시설운영, 시험분석의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경우 최대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부적합 고형연료 제품의 폐기물처리에 따른 비용 및 폐기물 불법처리에 대한 지역주민 반발 등 사회적 손실의 사전 차단을 통해 매년 6900억원 이상의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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