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노인에게 진정 필요한 ‘보양식’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06 16:56

수정 2014.10.24 16:28

[특별기고] 노인에게 진정 필요한 ‘보양식’은

7일은 절기상 말복이다. 말복은 예부터 삼복더위라 하여 무더운 여름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신효과가 뛰어난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어왔다. 그 대표적인 음식으로 삼계탕이 있다. 지난 초복과 중복에 영등포구 관내에서도 혼자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삼계탕을 대접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으며, 필자 또한 인근 주민센터를 찾아 배식봉사에 참여했다. 어르신들은 삼계탕 한 그릇보다 그 안에 담긴 어르신 공경과 관심에 더 즐거워하시는 듯했다.

그러다 문득 '유병장수'시대 어르신들을 위한 진정한 '공경'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의 12.2%로 613만명을 넘어섰다. 예전에는 오복 가운데 수(壽)를 맨 앞자리에 놓을 만큼 오래 사는 것을 최고의 복으로 여겼으나, 요즘은 오래사는 것이 꼭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노인 중 86.7%가 요통, 고혈압 등 적어도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노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노인빈곤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48.5%로 가장 낮은 네덜란드(1.5%)나 헝가리(5.2%)와 비교하기조차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노인복지사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노령화 속도에 비해 각종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영등포구는 여러 문제들 중 어르신들의 경제적 빈곤을 해결하고자 지난해 총 2315분께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 물리치료실과 각종 강의가 가능한 프로그램실 등을 갖춘 어르신 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거점 경로당을 선정해 기능을 강화한 어르신 복지센터로 변경을 추진 중이며, 재가노인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어르신의 우울증 및 고독사 예방, 무연고자 장례사업 등을 집중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각종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재정상 어려움이 있다. 현재 국내 담세능력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북유럽식 복지가 실현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있다. 예산이 적게 들면서 어르신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다 보니 우리 민족 전통의 '두레'에 착안하게 됐다. 두레는 협동을 통해서 능률을 높이고 구성원의 소속감을 높이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영등포에는 어르신들의 두레인 '함께살이'라는 사업이 있다. 홀몸어르신들이 서로 도와가며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밀알돌보미 140명이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 460명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친구처럼 말동무를 하며 건강상태 및 안전을 확인하는 사업이다. 비슷한 또래의 돌보미가 방문하니 거리낌도 없다. 복지국가의 문턱에 있는 우리에게 복지가 너무 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종종 들려온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에 대한 당연한 우려다.

마을마다 어르신들의 '두레'가 조직된다면 어르신들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의 많은 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공동체성 회복을 통한 자생력 확보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바야흐로 부족한 예산을 탓하기보다는 저예산 사업을 발굴하거나 민간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복지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할 시대가 도래했다.

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