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천(경기)=박소연 기자】 "보통 첫 오더가 2만개 하면 잘한 거라고 하는데 이 제품은 첫 오더가 10만개 들어왔어요. 앞으로도 스틱형 파우더 제품군을 다양화해 수출과 내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겁니다."
분말 차(茶) 제조기업 제이앤푸드 윤주노 대표(사진)가 밝힌 포부다. 제이앤푸드가 한 달 전 새로 출시한 유산균 제품이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다.
국내에서 유산균 제품시장은 지난 수년간 연간 20% 이상의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제이앤푸드는 유통기한·보관·물류 등 액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유산균 음료를 최초로 파우더화한 '티샘요거트파우더'를 출시했다.
제품군도 커피믹스부터 드립커피, 원두티백, 천마차, 단호박차, 전통차, 유기농차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피오카 음료를 파우더화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공장과 사무실이 함께 위치한 제이앤푸드 포천 본사를 찾았다. 생산 공정을 직접 보기 위해 공장으로 들어섰다. 위생 가운을 입고 헤어캡과 마스크를 착용했다. 손도 물로 한 번, 소독기로 한 번 씻었다. 에어샤워실도 통과했다. 수술대에 오를 때보다도 더 엄격한 위생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공장은 청결구역과 비청결구역으로 나뉜다. 청결구역은 대부분 자동 공정으로 원재료를 폴리에틸렌(PE) 재질의 스틱 봉지 안에 넣는 공정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틱들은 밖으로 나와 10개씩 한 상자에 담긴다. 식품 생산뿐만 아니라 완성된 스틱 파우더를 상자에 담는 일도 엄격한 청결 관리하에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미국, 중국, 일본 등 12개국으로 수출된다. 일전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시리아 등 이슬람권까지 수출한 전력이 있다. 현재 수출과 내수 비중은 7대 3이다. 150여개가 넘는 제품이 나라마다 다르게 이름을 달고 출시된다. 윤 대표는 주로 박람회나 전시회에 참가해 수출처를 찾는다. "기술력만 있으면 박람회나 무역 전시회를 통하는 것도 굉장히 유용한 전략"이라고 그는 말했다.
제이앤푸드의 커피믹스는 러시아 커피믹스 시장 1위 상품이다. 거대 글로벌 기업 네슬레를 제치고 얻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최근 빠르게 무너지는 환율 앞에서 제이앤푸드도 고전했다. 매월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입금액이 반 정도로 줄었다. 윤 대표는 역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국내 대형 마트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던킨도너츠와 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제품을 공급 중이다.
제이앤푸드는 설립 13년 만에 수출 900만달러, 매출 150억원을 달성했다. 주류와 음료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윤주노 대표는 사회 생활 5년 만에 창업을 결정한다.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며 유통 채널에 통달했던 그는 발로 뛰며 기업을 일구어 나갔다. 양질의 커피 원두를 공급받을 수 있었던 덕분에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졌고 전시회를 통해 수출도 하나둘 늘었다. 한 번 그의 제품을 구매한 바이어들이 유통 채널을 넓히고 구매량을 늘린 덕분에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현재는 중국 내 편의점 진출도 타진 중이다.
그는 도태하지 않는 비법으로 '트렌드'를 놓치지 않을 것을 꼽았다. 현재 연구 중인 음료들도 모두 트렌드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시장 조사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매일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를 통해 타피오카 음료를 파우더화해야겠다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는 그는 지금도 끊임없이 트렌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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