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 증대 규모가 568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조원 안팎의 증세 효과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특히 비과세·감면의 경우 일몰이 닥친 것 중 89%를 연장함에 따라 세수 증대 효과는 4000억원에 불과했다. 이쯤 되니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35조원의 예산을 마련한다는 공약가계부가 제대로 이행될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발표된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한 세입 확충으로 50조7000억원, 세출 절감으로 84조10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비과세·감면의 경우 지난해 세법개정안으로 15조3000억원을 확충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14조4000억원에 그쳤다. 또 올해와 내년 중 2조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올해 규모가 4000억원에 그쳐 내년에만 2조3000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5년간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27조2000억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세출 절감은 전망이 더 어둡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내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게다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농업분야 등에서 9조5000억원 예산을 절감한다는 목표였으나 실제 절감한 예산은 5조7000억원 수준이다. 불경기로 인해 올해 세수도 지난해처럼 8조원가량 덜 걷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수하며 경기부양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공약가계부는 헝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선택은 두 가지다. 증세를 통해 재원 마련을 하거나 공약을 축소 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증세는 절대 없다는 게 박근혜정부의 신조니 결국은 공약조정 외에 방법이 없다. 정부는 당분간 이 문제를 제쳐놓고 경제활성화에 진력하겠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는가.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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