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대결’로 끝난 KB 징계, 최수현 ‘거부권 카드’ 꺼내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 대한 징계가 이례적으로 제재심의위원들 간 '표 대결'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제재심에서의 '표 대결'은 징계 수위에 대한 위원들 간 이견 조율이 원만치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만큼 당초 중징계를 고수했던 금감원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 원장이 '거부권 카드'를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재심 결정에 금감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최 원장의 결단에 금융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제재심은 지난 21일 국민은행의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내분의 책임과 관련,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징계 확정을 사실상 위원들 간 표 대결을 통해 경징계로 결정했다.
제재심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금감원 법률자문관과 금융위 담당 국장, 변호사 등 민간위원 6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금융당국이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 중징계를 사전에 통보한 상황에서 제재심위원들이 표결을 통해 양형 수위를 한 단계 낮춘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개 심의를 하다보면 의견이 한 방향으로 모이는데, 이번 건은 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며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위원들이 결국 다수 의견을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재심에서 표 대결을 통해 징계 양형을 확정지었다는 것은 제재심위원들 간 이견 조율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1일 제재심에서 금감원은 중징계를 주장했지만 민간위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더이상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제재심은 각 위원의 의견을 일일이 들어 다수 의견을 따르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별 의견 청취 결과 중징계와 경징계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경징계 의견이 근소하게 우세했고, 아예 징계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제재를 확정짓는 마지막 절차인 '최 원장의 승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인 만큼 금감원장이 제재심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 최 원장은 이번주 중으로 KB 제재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KB제재와 관련해 그동안 '중징계' 방침을 거듭 밝혔다. 지난 14일 KB제재심의위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1일로 연기되자 저녁식사 중 제재심에 참석했던 금감원 간부들을 '집합'시켜 '역할을 똑바로 하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실추된 금감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최 원장이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email protected]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