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중확대’ 보고서 맹신 금물
국내 주식시장의 박스권이 소폭 상승 조정되자 '비중확대' 투자의견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업종에서 장밋빛 전망을 예상하며 주식 매수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근거가 부족한 주장인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판단이 요구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디스플레이, 전자장비, 소프트웨어, 제약, 화학, 건설, 레저, 조선, 유통, 금융, 유틸리티, 에너지, 게임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비중확대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실제 지수 흐름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2·4분기 평균매매가격(ASP)이 지난해보다 9.4% 상승했다며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안했다.
전병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4분기 TV시장은 삼성의 활약과 중국업체의 부진으로 요약된다"며 "삼성은 1223만대(전년 대비 15.7%)의 TV를 판매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반면 중국 6대 TV업체는 1078만대(-9.0%)를 판매하며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조가 무색하게도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669.66포인트(6.13%) 내린 1만246.40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이날 장중 한 때 52주 신고가인 122만1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또 하나대투증권은 한국 조선업체가 중국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고 하반기 조선업 수주량이 몰려 있다며 주식 매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업체가 포함된 운수장비 지수는 여전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2일 현대·기아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재고일수가 최근 4~5년 만에 최고 수준이어서 예년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제조업지수는 전날보다 4.62포인트(0.11%) 내린 4123.26에 장을 마감했고, 이달 들어 제조업지수는 141.94포인트(3.33%) 내렸다.
이처럼 실제 증시에서 업종 지수가 보고서의 내용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잦자 증권사들이 막연한 상승 가능성을 전망해 '끼워맞추기'식 보고서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매도를 의미하는 '중립'만큼은 아니지만 비중확대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투자의견으로 분류된다"며 "이를 그대로 믿고 주식 매집에 나섰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매수'보고서조차 낮은 적중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굳이 고위험을 떠안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가 해당 기업과 거래가 끊길 수 있는 만큼 웬만해선 증권사들이 좋은 방향으로 보고서를 써주는 업계 관례 역시 현실과의 괴리감을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