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원장에게 듣는다]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공공기관 개혁의 경우 비리 재발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감하지만 그 권한을 어디에 둘지가 관건이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이 낮아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원자력 진흥기관과 규제기관을 분리하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김동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사진)은 27일 시험성적서 위조, 납품계약 비리, 뇌물수수 등 각종 원전 비리를 언급하며 이 같은 소견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급물살을 타는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그동안 선진국과 FTA가 농·축산물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큰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면 한·중 FTA는 농·수산물뿐 아니라 일부 제조업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일문일답.
―관피아 논란이 확대 심화되면서 논의가 자칫 한쪽으로 쏠리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공공기관 개혁 논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이 발의한 '원자력발전사업자 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 개정안'은 원자력발전공공기관에 대한 안전경영 의무로서 구매·품질의 관리, 조직·인사관리, 원자력발전시설 관리, 국민소통·참여와 관련해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원전 공공기관 임직원의 재산등록 의무 및 취업제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비리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선 대체로 공감하지만 규제 권한을 어디에 둘지가 논란거리다. 이와 관련해 원자력 진흥기관과 규제기관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가뜩이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차관급으로 위상이 낮아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산업부의 규제 권한이 확대될수록 원안위의 권한이 약화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
―한·중 FTA와 관련해 농·축산업뿐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중국과 이해득실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 발효 5년 후와 10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95~1.25%, 2.28~3.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절반은 가공무역 형태다. 한국이 중국에 반제품을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완성해 재수출하는데 여기서 이미 관세가 면제돼 있어 FTA를 통해 추가로 얻는 직접적 이득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선진국과 FTA가 농축산물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제조업에서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면 한·중 FTA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가 최근 일련의 규제 완화 기조 탓에 축소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민간 협의체의 합의에 따라 중소기업을 보호하려는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정부는 그러나 제도를 만들 당시부터 여전히 국제통상규범과 상충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역대 정부가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헌법적 의무를 소홀히 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나 한·미 FTA를 추진해 왔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보호·육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은 통상협정에서 자국이 특별히 보호해야 할 분야를 예외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법으로 WTO 재협상을 규정하고 있고 한·미 FTA 협정문도 얼마든지 개정할 수 있다. 앞으로 체결될 FTA에서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를 인정토록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후반기 상임위에서 다뤄질 핵심 법안을 꼽는다면.
▲현 산업단지들이 과거 대규모 노동집약산업을 위해 조성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소규모 첨단·지식산업 구조에 맞지 않다. 기반시설 노후화로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지방과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후산단의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혁신대상 산업단지'도 산업부가 선정한 4개 국가산단은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방의 일반산단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문제 해소를 위한 특별법과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므로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례적으로 1년 임기의 상임위원장이 됐다. 짧은 임기가 위원회 운용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건 분명하지만 당내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양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사유가 생기면 자연스레 차순위자가 위원장으로 선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mail protected] 김영선 기자
■약력 △59세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학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장·정무기획비서관 △열린우리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원내부대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간사 △17·18·19대 국회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