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베인캐피털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든 대만 반도체 업체는 동부하이텍 인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단독으로 참여하려 했지만 인수전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베인캐피털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대만계, 베인캐피털과 손잡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베인캐피털이 대만 반도체 업체를 전략적투자자(SI)로 내세우고 동부하이텍의 실사에 다시 참여했다.
베인캐피털은 당초 동부하이텍 인수에 단독 참여하면서 실사 과정에서 인수 포기까지 검토했지만 대만 반도체 업체와의 연합으로 다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동부하이텍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베인캐피털이 동부하이텍 실사과정에 불참하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대만 반도체 업체의 인수 의지가 강해 함께 동부하이텍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이번 동부하이텍 매각은 중국계 SMIC와 대만계 업체 간 경쟁에 이어 한앤컴퍼니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의 가세로 흥행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 인수후보들은 최근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에 실사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실제로는 베인캐피털이 대만 반도체 업체와의 연합으로 다시 참여하면서 실사 연장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만계 업체와 베일캐피털이 그동안 실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사에 속도전을 보이고 있다. 일단 인수 의지가 강한 만큼 정밀하게 보기 위해 실사 연장을 요청했다"며 "인수 후보들 간의 경쟁이 필요한 만큼 매각주관사 측에서도 실사기간을 연장하고 본입찰을 다음달로 미루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동부하이텍의 매각가격이 기존 1000억~1500억원인 수준에서 2000억원대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동부하이텍 매각 흥행되나
현재까지 동부하이텍 실사를 마친 곳은 3곳이다. 중국SMIC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 공정기술과 동부하이텍의 제조 공정기술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판단,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SMIC는 40나노급 등의 미세공정을 이용해 각종 프로세서, 통신 칩 등 로직 칩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아날로그반도체 특화공정기술을 더한다면 전력반도체, 모바일용 센서칩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일시에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시스템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해 거래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수 후보군은 아이에이-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한앤컴퍼니다. 아이에이-베리타스자산운용은 동부하이텍의 자동차용 반도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모펀드는 최근 중국 국영 금융기관을 유한책임투자자(LP)로 유치했다.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경우는 윤여을 회장이 소니에서 30년 이상 몸담은 경력이 있어 동부하이텍이 생산하고 있는 이미지센서와 동부하이텍이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아날로그 및 파워 칩에 대한 파운드리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등 매각주관사는 실사에 참여한 4개사를 대상으로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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