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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2·3세 수입차 사업에 도전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8 16:40

수정 2014.09.28 16:40

중견기업 2·3세 수입차 사업에 도전장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국내에는 비교적 덜 알려졌던 브랜드들이 속속 상륙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 수입 주인공들은 중견그룹 2·3세들이다.

유학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외 유명 브랜드들을 접했던 이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관련 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차량 수입에 급급하다 보니 수리·정비, 부품조달 등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실정이다. 초기 구매자들의 경우 수리 지연과 같은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견그룹 2·3세, 수입차 '큰손'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론칭된 애스톤 마틴의 수입업체인 애스톤 마틴 서울의 설립자가 여성의류 업체 크레송의 신봉기 대표로 확인됐다.

영국 최고급 수제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톤 마틴을 한국에 처음 소개한 신 대표는 고 신용관 크레송 회장의 장남이다. 신 대표는 지난 2011년 신 회장의 별세로 크레송을 맡아 오고 있다.

신 대표가 애스톤 마틴을 선택한 것은 희소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시장 오픈에 앞서 20여대나 사전계약이 이뤄지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영국적 아름다움과 럭셔리, 스포티한 감각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 슈퍼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수입업체는 FMK의 이건훈 대표다. 그는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식음료사업 주력인 동아원그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으로 세간의 유명세를 탄 기업이다.

1981년생인 이건훈 대표는 동아원그룹 임원으로 재직하다 지난 6월 FMK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이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범아주그룹 2세들도 수입차 업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주그룹 계열인 아주모터스는 지난 3월 유케이 모터스가 반납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강북·한남 지역 딜러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아주그룹이 수입차 시장에 첫발을 내 딛는 데는 아주그룹 문규영 회장의 외아들인 윤회씨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문씨는 아주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아주모터스에만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는 등 수입차 관련 사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주그룹 문재영 회장의 아들인 경회씨도 폭스바겐코리아의 서울 송파지역 딜러업체인 아우토플라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문 회장은 문규영 회장의 동생이다.

■수입차 저변 확대 vs. 준비 부족

중견그룹 2·3세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긍정과 부정적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독일·일본 등 일부 브랜드에 집중됐던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저변을 넓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늘렸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과거 국내 수입차 시장이 일부 브랜드에만 치중된 것이 사실이었다"면서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소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준비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부 업체의 경우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병행업체인 것으로 확인돼 부품 조달 등에 3~6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애스톤 마틴 서울은 영국 본사와 정식 판권 계약을 체결한 공식 수입사가 아닌 미국 딜러사를 통해 물량을 공급받는 병행수입업체로 확인됐다.


또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수입업체 FMK도 본사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데 일부 품목의 경우 반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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