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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입 감염병, 24%만 병원체 파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12 11:28

수정 2014.10.12 16:54

해외 유입 감염병이 의심돼 국내 보건당국에 진단을 의뢰해도 원인 병원체를 파악하는 경우는 4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제식 의원(새누리당)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진단 가능한 바이러스는 뎅기열 등 총 5종에 불과했다.

국내 감염병 검역시스템으로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몇몇 바이러스 이외 치사율이 높은 기타 바이러스에 대해선 감별진단조차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해외여행 귀국 후 진단을 의뢰한 환자 2990건 중 2272명(76%)이 불명열(뇌염)로 진단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 들쥐 등으로 인해 발생해 사람 간 혈액, 체액,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라사열'(연간 10만명에서 30만명 감염자 발생, 치사율 30~50%) △환자의 혈액, 구토물과 체액 등을 통해 전염되면 환자 보호자들 중에 다수가 감염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마버그열'(치사율 25%) △크리미아 반도에서 발생하고 진드기를 통해 전염돼 혈관계통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는 '크리미안-콩고 출혈열'(치사율 50%) 등은 국내에 진단법이 없어 국내 유입 시 대부분 불명열(뇌염)로 진단돼 정확한 감시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김제식 의원은 "에볼라열의 경우에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한 이후 올해 4월부터 검역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만약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에볼라가 뭔지도 모른 채 국내 유입을 지켜봐야 했을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CDC는 해외유입 불명 뇌염 및 고위험군 바이러스 18종에 대해 검진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우리도 라사 바이러스나 마버그 바이러스처럼 치사율이 높은 고위험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이전에 '국가진단 및 감시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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