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전자소송 제도가 4년 만에 정착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1심 민사본안 소송사건 중 전자소송이 43%를 차지한 것이 그 증거다. 특히 서울서부지법 등 일부 지방법원에서는 전체의 70%에 가까운 사건이 전자소송으로 처리되고 있다.
22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법원에 접수된 1심 민사본안소송은 109만5915건에 달한다. 이 중 전자소송은 47만6818건으로 43.5%를 차지했다.
2013년 말을 기준으로 전자소송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국 18개 지방법원 가운데 서울서부지방법원이 69.4%로 가장 높았다. 특히 서울서부지법은 올해 9월 전자소송비율이 76.4%를 기록해 대부분의 소송이 전자소송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서울동부지법으로 전체 4만9946건의 민사본안소송 가운데 2만9572건이 전자소송으로 진행돼 59.2%를 기록했다. 3위는 서울남부지법으로 5만7678건 가운데 3만1298건(54.3%)이 전자소송으로 진행됐다.
반면 전자소송비율이 가장 낮은 지방법원은 의정부지법으로 24.7%이고, 그 다음은 제주지법(28.1%)이다.
이처럼 전자소송이 빠르게 정착한 것은 종이소송보다 신속하다는 데 있다.이로 인해 사건 당사자들이 비용이나 시간을 크게 줄였다.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본안사건 평균처리기간은 1심의 경우 합의부가 245.3일, 단독부가 158.5일, 소액사건이 118.5일로 집계됐다. 전자소송의 경우 합의부가 223.9일, 단독부가 147.4일, 소액사건이 88.7일로 7~11일가량 빨랐다. 항소심(2심)도 고등법원의 평균 민사본안사건 처리기간이 269.6일인 데 비해 전자소송은 216.4일로 50일 이상 단축됐다. 상고심(3심)의 경우 179.3일이 평균소요 기간인 데 비해 전자소송은 107.9일로 무려 70일이나 빨랐다.
하지만 항소심과 상고심의 전자소송 비율이 여전히 낮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13년 말을 기준으로 전국 지방법원 항소부의 전자소송 비율은 20.2%(7840건)로 1심 전자소송 비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사정은 고등법원도 비슷해서 전체 1만2502건 가운데 4862건(28.0%)만 전자소송으로 처리됐다. 법원 관계자는 "1심을 전자소송으로 처리한 경우 항소심은 반드시 전자소송으로 하게 돼있다"면서 "아직 전자소송 가운데 항소심으로 넘어가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자소송은 인터넷과 전자문서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사건으로 2010년 특허소송을 시작으로 2011년 민사소송으로 범위가 넓혀졌다. 대법원은 향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으로 전자소송을 확대할 방침이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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