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분석한 한국형 콘텐츠 유통 플랫폼 관련 정책자료에 따르면 드라마 '상속자들'의 경우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투도우의 유쿠닷컴에 공개돼 지난 2월 기준으로 10억건 이상 조회를 기록했다. 중국 내에서 제2의 한류 열풍을 일으킨 '별에서 온 그대'는 아이치이가 중국 내 주문형비디오(VOD) 판권을 구매해 8개 사이트에서 방송, 지난 5월 기준 아이치이에서만 조회수 25억 뷰를 돌파했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내 '별에서 온 그대'의 전체 조회수는 37억 뷰를 넘어섰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에서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지난 5월 기준 20억 뷰를 기록하며 유튜브 창사 이래 최대 조회수를 거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동영상 콘텐츠 사이트를 통한 유통 성과는 대단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상속자들'이나 '별그대' 모두 판권을 한 번에 계약하면서 수많은 조회와 다운로드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회당 드라마 전송권료가 올랐지만 엄청난 인기에 비하면 수익이 아쉽다는 것이 콘텐츠 업계의 의견이다. '별그대'만 해도 총 21부작 전체가 5억1800만원에 판매됐고 '상속자들' 또한 이보다 적은 수준에 판매됐다.
우상호 의원은 "중국 내 방송콘텐츠 유통 시스템 확장이 결코 우리의 콘텐츠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3년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128억위안(약 2조2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41.9%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류 콘텐츠 확산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단계별 협상을 진행 중인 한·중 FTA에서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방송 콘텐츠 시장 개방에 대해 소극적 입장을 취해온 터라 현재 가장 개방적인 수준이 높은 중국·홍콩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중국·뉴질랜드 FTA 등을 참조해 방송시장 개방 협상 대상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국산 방송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전반적인 방송분야 개방 요구보다 실리를 취할 수 있는 공동제작 및 투자에 대한 협정 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인지해 콘텐츠 소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근본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스마트 기기들의 발전에 맞춰 한국만의 콘텐츠 확산 전략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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