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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전부터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가 됐던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 (부제 의궤 살인사건)’은 지난 9월2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이제 중반쯤 달려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지 않은 이유는 왜 일까?
‘비밀의 문’은 한석규, 이제훈, 김유정, 김민종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가운데 특히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한석규와 차세대 스타 이제훈의 제대 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먼저 ‘비밀의 문’의 줄거리는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영조와 신분의 귀천이 없는 공평한 세상을 주창했던 사도세자의 부자간의 갈등을 다룬 드라마로 영조 역은 한석규가 사도세자인 이선 역은 이제훈이 맡아 방영 전부터 두 사람의 부자케미를 기대케 했다.
첫 방송부터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극찬을 받았고 특히 이제훈은 2년간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완벽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여기에 김창완, 김유정, 박은빈 등 연기 구멍이 없는 드라마로 발 연기를 찾아 볼 수 없고 그 흔한 아이돌 출신 배우도 출연하지 않는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연기력은 완벽한데 매 회 화제성이 떨어지고 시청률도 같이 하락하고 있다. 일단 ‘비밀의 문’에서 제일 중요한건 배우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연출력이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었다는 사실은 중학교만 나온 아이들도 모두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전 국민이 ‘비밀의 문’의 결말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비밀의 문’의 연출은 어딘가 모르게 산만하고 어렵다. 연출진은 결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맹의’라는 장치를 두고 긴장감을 조성하려고 했을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본인들만 알고 시청자들은 모르는 드라마가 됐다.
‘맹의’의 존재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궁금한 내용이 아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한 나라의 세자가 어쩌다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뒤주에 갇혀 운명을 달리 했는지가 알고 싶고 궁금하다. 비록 픽션이 가미된 드라마지만 사도세자의 죽음은 조선 왕조 역사상 가장 납득하기 힘들면서 엽기적인 죽음으로 꼽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영화나 드라마에 단골 소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비밀의 문’은 너무 ‘맹의’의 존재에만 모든 등장인물들이 매달려 있고 그로 인해 드라마 자체가 지루해 졌다는 평도 있다.
또한 ‘비밀의 문’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사극의 특성상 현대극 보다는 광범위한 등장인물들이 등장 한다고 하지만 영조와 이선의 얘기가 아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다루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가끔 누가 주인공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비밀의 문’의 첫 방송 시청률은 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전체적으로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그러나 지난 27일에 방영한 11회 시청률 4%로 자체 최저 시청률 기록. 방송 10회 만에 ‘비밀의 문’은 시청률이 반 이상이 떨어져 나갔고 특히 연기력 논란에 캐스팅 미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에게도 밀려 월화드라마 중 꼴찌의 굴욕을 당하는 중이다.
물론 지난 27일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중계방송으로 지연돼 한 시간 늦은 11시에 방송된 것도 있지만 그 전 주 10회 시청률도 6%로 첫 방송보다 2%나 떨어진 기록이다. 방영 전 한석규의 출연만으로 제 2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중반을 달려온 ‘비밀의 문’은 갈 곳을 잃었다.
이제 막 절반을 달려온 ‘비밀의 문’이 좀 더 긴장감 있는 스토리 전개와 초반에 내새웠던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해 좀 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남은 13회에서는 시청률 반등의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tjddlsnl@starnnews.com김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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