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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서울 남구로 새벽 인력시장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09 17:24

수정 2014.11.09 21:50

최근 서울 구로동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인근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동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인근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다.

주택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띠면서 건설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 체감경기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건설노동자 인력시장에는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5일 새벽 4시께 찾은 서울 구로동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인근 새벽 인력시장에는 어림잡아 500여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일일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었다.

■그나마 조금 나아졌지만…

삼삼오오 모여 커피 한 잔에 몸을 녹이며 일거리를 기다리던 건설노동자들은 침체된 건설경기에도 그나마 올 초보다는 일감이 늘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목수인 이모씨(40)는 "최근 집도 조금씩 팔리는 것 같고, 새롭게 공사에 들어간 현장도 생기고 있다.

아파트 분양이 잘되면 건설사들이 더 짓지 않겠느냐"며 "건설업이 호황을 누리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다소 나아지기는 했다"고 말했다.

한 달에 20일가량 현장에 나간다는 비계공 곽모씨(66)도 "워낙 일감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아 허탕을 치는 일이 잦기는 하지만 올 초보다는 건설현장이 꽤 늘어난 것 같다"며 "모두 공감하긴 어렵겠지만 건설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여서 생계 유지가 어려운 건 한가지지만 최근 일감이 늘어 며칠씩 일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은 면했다고 털어놨다.

시계가 오전 5시를 향하자 하나둘 승합차에 나눠 타고 인천 영종도, 경기 부천, 서울 수색·신림 등지의 건설현장으로 향했다. 주로 철근작업을 한다는 40대의 한 건설노동자는 "최근 며칠 운이 좋은 건지 공치는 날이 없다"며 경기 고양 일산의 한 현장으로 향하는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인력시장이 사실상 마무리되는 오전 6시까지 얼추 300여대의 승합차가 오갔다. 하지만 새벽부터 일감을 얻으러 나온 일용직 노동자 중 절반가량은 끝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이들은 험난한 일자리 구하기에서 살아남지 못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체감경기까지는 아직

남구로역 인근 인력소개업소 관계자들은 건설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건설현장의 호황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남부인력개발 박준성 실장은 "통계적으로는 건설경기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체감하지는 못한다"며 "올 3~4월보다는 확실히 나아졌어도 전년과 비교했을 때는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봄에는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정부에서 건설경기 부흥을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 따르면 남구로역 인근에만 인력소개업소가 1년 새 8~10개나 늘었다.
한 인력소개업소 관계자는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사무실이 증가했다는 것은 웬만큼 영업이 된다는 이야기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일부 인력소개업자는 건설업 특성상 정책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남구로역 D인력소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서 한두 달 사이 크게 나아지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