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수급에만 급급한 자사주 매입, 주가 반짝 상승 뒤 결국 제자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0 17:08

수정 2014.11.10 17:08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지만 국내 증시에선 단순한 수급상 효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현재까지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총 12곳이다. 하지만 이 중 현재 주가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첫날에 비해 높은 가격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7개(58.33%)에 불과했다.

SK는 지난 9월11일부터 총 376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내달 5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 흐름은 신통치 않다. 자사주 매입 시작 당시 16만7500원이던 SK주가는 같은달 29일 장중 19만5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약세로 전환해 이날 16만500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30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2650억2010만원 어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지만 현재 주가는 오히려 자사주 매입 시작일인 지난달 30일보다 4.50% 하락했다. 기존 예상(1991억원)을 밑도는 3·4분기 영업이익 1889억8300만원을 기록한 탓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SK와 네이버가 통큰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렸음에도 주가가 주춤한 까닭은 3·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하나투어(-4.64%), 미원상사(-8.81%), KSS해운(-6.99%) 등도 마찬가지 자사주 매입 결정에도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대창(10.50%), 광전자(11.03%) 등이 두자릿수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지만 이 역시 자사주 매입효과만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상자사주를 매입하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한 주당 돌아가는 이익의 몫(주당순이익.EPS)은 당연히 커지게 되고 주가도 상승하게 된다. 주식 수 감소로 인해 주당순이익과 주가가 각각 상승해야 하는 정도는 자사주 매입 수익률 수치와 대략 일치한다.


김동영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6년간 자사주매입 수익률(자사주매입 주식수/발행주식수)이 연평균 0.2%로 미국의 3%에 비해 훨씬 낮다"며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지만 국내 증시에선 EPS 증가나 주가 상승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