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은 강대국의 전유물이다. 1957년 러시아(옛 소련)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리자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내면서 양대 우주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이 대열에 유럽·일본이 가세했고 최근엔 중국이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은 작년 초 간신히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을 뿐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1단 발사체는 러시아에서 통째로 사왔다. 세계 11번째 우주클럽 회원이 됐다고 하지만 선도국과의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주산업에선 후발주자의 이점도 별로 없다. 각국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련 기술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서다. 앞으로 6년 내 온전히 우리 힘으로 발사체를 쏘아올려 달에 태극기를 꽂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정부는 공약에 얽매여 몹시 서두르는 듯한 모습이다. 달 프로젝트는 1단계(2015~2017년)와 2단계(2018~2020년)로 나뉘어 진행된다. 1단계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는 지난 9월 말에야 나왔다. 그 바람에 관련 예산 410억원이 애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누락됐다. 그러자 미래부는 뒤늦게 해당 상임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야당이 '정부 쪽지예산'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이래선 안 된다. 누가 봐도 6년은 너무 짧다. 달 탐사는 모두 수조원이 들어가는 거대 프로젝트다. 시기를 늦추더라도 달 탐사가 왜 필요한지, 하면 뭐가 좋은지 등에 대한 여론 설득부터 선행돼야 한다. 적어도 '그 돈을 무상보육에 쓰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해선 곤란하다.
야당도 우주강국의 꿈을 정쟁거리로만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주개발은 국력의 총집합체다. 정보통신기술(ICT)·소재·로봇·원자력 등 관련산업에 미치는 부수효과도 크다. 국가 브랜드 상승과 국민적 자긍심 고양은 덤이다. 야당의 지나친 정치적 접근은 스스로 제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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