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삼성서울병원 '바이오 인공간' 시술 성공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3 22:29

수정 2014.11.14 17:00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이 '바이오 인공 간' 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이 '바이오 인공 간' 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국내 의료진이 급성 간부전 환자에게 바이오 인공간 시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은 지난달 13일 B형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으로 4등급 간성뇌증(혼수상태)에 빠진 54세 남성 환자에게 바이오 인공간 치료를 시행해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바이오 인공간은 돼지의 간세포를 이용해 환자의 혈액에 축적된 독성 물질들을 제거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응고인자 등을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간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 환자는 11시간에 걸쳐 바이오 인공간 시술을 받은 뒤 상태가 안정되자 지난달 16일 외과 김종만 교수의 집도하에 뇌사자 간이식을 받고 이달 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교수팀의 이번 바이오 인공간 시술 성공은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급성 간부전이란 간질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 심한 간 기능 손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간성뇌증이 동반된 급성 간부전은 생존율이 10~25%에 불과할 정도다. 유일한 치료법이 간이식이지만 국내 여건상 빠른 시일 내에 응급 간이식을 받기가 쉽지 않다. 또 간이식을 받더라도 수술 전 대기기간이 길수록 망가진 간이 해독하지 못해 쌓인 독성물질이 뇌손상을 일으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였다.

하지만 바이오 인공간 시술이 급성 간부전 환자의 간이식 대기기간 동안 뇌병증을 완화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가교 치료(bridging therapy)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급성 간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기약 없이 간이식을 기다리는 급성 간부전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성공을 계기로 현재 라이프리버사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바이오 인공간 임상시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바이오 인공간 시험은 만 18세이상 60세 미만 환자로, 급성 간부전에 의한 2등급 이상의 간성뇌증이 동반되는 경우 참여 가능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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