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다이어트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4 09:14

수정 2014.11.24 09:14

살빼기 어려운 사람은 체질이 문제였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는 비만 여성 101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비만치료제를 투여하고 T대립유전자를 보유한 실험군 65명과 보유하지 않은 대조군 36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평균 체중감소량은 실험군이 6.2kg으로 대조군 5.8kg에 비해 더 많았지만 평균 지방감소량은 실험군이 4.6kg으로 대조군 4.8kg에 비해 적었다고 24일 밝혔다. 즉, 살은 더 빠졌어도 지방은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평균 체지방률 감소량은 실험군은 2.9%감소했고, 대조군은 3.5%나 감소했다. 따라서 T대립유전자를 가진 비만여성은 지방량의 감소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T대립유전자가 지방분해 요인에 대한 반응을 저해해 결국 지방이 적게 감소했다"며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운동과 같이 체중조절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체중조절은 체지방 감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 체중이 감소했더라도 체내 수분이 빠졌거나, 근골격이 손실됐다면 의미가 없다. 이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시 체중이 돌아오는 '요요현상'이 발생하거나, 노안·골다공증·근골격계 이상 등 부작용으로 쉽게 이어진다. 중요한 건 체지방을 제거하는 것이다.

특히 중년의 경우 뱃살이 나오면서 축적된 내장지방은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일반적인 체지방보다 내장지방은 신체에 더 해롭고, 병을 많이 일으킨다. 같은 비만이라도 배가 많이 튀어나온 복부비만이 건강에 해로운 이유이다. 체중조절을 고려하고 있다면 내장지방 제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배둘레를 재어 남자의 경우 약 100cm, 여자의 경우 약 85cm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설령 체중이 정상 범위라도 복부둘레가 복부비만의 기준을 넘었다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못지않게 위험하다.

황 교수는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덩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체지방이 많은 경우"라고 말했다.

건강하고 효과적인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영양 균형이 잡힌 저열량 식사와 함께 운동 같은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다. 또한 식단조절, 운동 같은 노력은 체중 조절 기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해야 한다.
짧은 기간 체중 감소를 위한 무리한 다이어트는 역효과를 낼뿐 아니라 금세 체중이 돌아온다. 가장 좋은 목표는 체중의 10%이내를 6개월이나 1년 동안 서서히 줄여 나가는 것이다.
한 달에 최대 2~4kg 정도를 감량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