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산업 ‘성장불씨’가 꺼져간다] (4) '가구 공룡' 이케아 진출·中 저가공세.. 중소업계는 '속앓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30 17:23

수정 2014.11.30 21:27

가구·건자재업계 외풍과 힘겨운 싸움

이케아 매장 오픈 앞두고 지역상권 고사 우려
2020년 국내 가정용 가구시장 20% 점유할듯.. 한·중 FTA에 판유리 등 건자재업계도 '울상'

[산업 ‘성장불씨’가 꺼져간다] (4) '가구 공룡' 이케아 진출·中 저가공세.. 중소업계는 '속앓이'


올 한 해 가구·건자재 업계의 최대 이슈는 '이케아'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종합된다.

특히 전 세계 350여개 매장에서 연간 43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가구공룡' 이케아가 오는 18일 한국에 첫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어 영세한 국내 가구업체는 생존을 위한 변곡점에 서있다. 한샘, 현대리바트 등 대형 가구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이케아 진출에 대비해 앞다퉈 대형 '플래그숍'을 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각 지역의 영세가구업체는 뚜렷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계속하고 있다.

한편, 건설경기 침체로 부진을 이어간 유리·합판·창호·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업계는 FTA 이후 중국발 저가제품 공세를 견뎌야 한다. 특히 고품질과 앞선 디자인으로 중국 건설시장 진출을 노리던 창호·인조대리석 등 마감재 분야 역시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케아 진출, 국내 가구업계 양극화 우려

이케아의 진출로 국내 가구산업 전반에 미칠 직접 효과는 가구업계의 우려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가구산업 전망과 영업기회 발굴' 보고서에 따르면 이케아가 예정대로 오는 2020년까지 5개 점포로 확대할 경우 이케아가 한국에서 거둬들일 매출은 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4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가정용 가구 시장의 19.9%를 차지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집안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이케아는 2002년 일본 진출에서 고배를 마신 사례를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의 시장진출 실패사례가 없다는 점이 국내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케아의 진출과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단어 중 하나는 '메기효과'다. 미꾸라지 어항에 넣는 메기처럼, 이케아의 등장으로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 국내 가구업체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라는 이론이다.

실제로 가구업계 1, 2위인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최근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결과 매출이 급성장하는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한샘은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국내 가구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1월 30일 하나금융연구소 김동한 연구원은 "이케아의 국내 가구시장 진출이 업계에 미치는 파급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적 차별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케아의 매장이 들어설 광명시의 중소가구업계는 매장 오픈 전부터 지역 상권 고사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30여개에 달하던 광명시 가구거리의 판매점은 현재 20개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이케아 오픈 후 절반이 폐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자재업계, 한·중 FTA에 '한숨'

주택 신규분양과 재건축·리모델링 시장 본격화에 힘입어 LG하우시스와 KCC를 중심으로 한 건축자재업계는 3·4분기에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한·중 FTA 타결에 따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건자재 시장 대부분을 저가 경쟁 위주의 기업간거래(B2B)가 차지하고 있어 값싼 중국산 수입의 증가가 예상된 것. 건설경기가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시점에 FTA는 이중고가 될 수 있다.

특히 내수 비중이 높은 판유리와 합판 제조 업계는 중국산 공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판유리는 중국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한국시장으로 밀어내기식 수출이 예상된다. 거리상 인접해 물류비용 부담도 작아 한국시장 진출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합판 시장은 이미 절반 이상이 수입산인 가운데 저가 중국산 합판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국내 생산 비중이 큰 두께 6㎜ 이상 제품은 관세를 양허하기로 한 것을 업계는 위안으로 삼고 있다.

반면 창호와 인조대리석 등 마감재 분야는 중국의 건설경기 호황으로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FTA로 중국 제품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이것 역시 '베끼기'에 능한 중국산 복제제품의 산을 넘어야 한다.

건축 마감재 업체가 한·중 FTA 체결 이후 수출 확대를 낙관만 할 수 없는 이유다.

국내 한 인조대리석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도 국내 업체가 개발한 독창적 디자인의 제품을 베끼는 경우가 많았지만 품질이 조악해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중국업체들의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국내 제품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따라오고 있어 FTA 이후 중국 수출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의 제품을 비교하면 개발비가 안 들어간 중국제품의 가격이 저렴해 중국 건설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