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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KT·LG U+ 기업메시징 제재 이유 들여다보니.. 값이 너무 싸... 업계 "시장.변화 이해 못한 처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01 17:37

수정 2014.12.01 17:37

이통사 "완전 경쟁시장… 시장지배력 남용 인정 못해"
공정위 "카카오·구글, 대체서비스 판단 어려워 제외"
공정위, KT·LG U+ 기업메시징 제재 이유 들여다보니.. 값이 너무 싸... 업계 "시장.변화 이해 못한 처사"


공정거래위원회가 KT, LG U+를 대상으로 기업메시징 시장에서 싼 값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결정한 가운데, 정부가 기술발전을 통한 시장의 변화를 감안하지 않은채 규제를 위한 규제만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국내 개인 문자메시지 시장은 카카오톡이나 애플의 아이메시지 같은 무료 메신저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해, 이동통신 회사의 문자메시지가 무료로 전환된 상태다.

기업 메시징 시장 역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가 싼 값에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두고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하면서 규제의 타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메시징 서비스란 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고객에게 금융거래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것을 대신 발송해주는 서비스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은 발송되는 문자 건수 만 한달 평균 30억건에 달하며, 연간 시장규모는 5500억~6000억원로 추정된다.



■싼 문자메시지 '죄'?

지난달 28일 공정위는 KT, LG U+에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혐의로 과징금 62억원 부과하고 향후 5년 간 관련 회계를 분리해 기업메시징서비스 거래내역 등을 공정위에 보고토록 했다.

공정위가 KT와 LG U+를 향해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고 지적한 근거는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싸게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망을 갖고 있는 이 두 회사는 기업메시징 1건당 평균 8원정도에 서비스 했다. 그런데 이 두 회사에 이동통신 망을 빌어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중소기업은 통신망 임대비용도 내야하기 때문에 건당 9원 이상의 값을 받아야 했다.

결국 기업들은 더 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고 이 때문에 KT와 LG U+는 시장 지배력 남용이라는 죄를 지은 셈이 됐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업이 이동통신 회사 밖에 없을 때는 이번 공정위의 판단이 정당할 수 있지만, 이미 카카오톡이나 구글, 애플의 사례를 보더라도 문자메시지는 더이상 이동통신 회사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 완전 경쟁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정위 판단은 타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번 제재를 가하기 앞서) 다음카카오와 구글의 메시지 사업에 대해 고려했지만, 현재로써는 대체서비스라고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단 점에서 카카오와 구글 등 기업을 시장획정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구글, 기업 메시징 공략

이 때문에 업계에선 공정위가 카카오톡과 구글의 행아웃 같은 '제 3의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채 기업 메시징 시장을 단편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 문자수요를 순식간에 대체한 카카오톡이 기업메시징시장도 삽시간에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소기업은 두 말할 나위도 없고 이동통신사 매출도 어느 정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이미 다음카카오는 올해 8월부터 '옐로 아이디' 서비스를 통해 기업이 고객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다 카카오톡 프로필로 홍보까지 가능하다. 현재는 중소기업 위주로 약 1300여 곳이 옐로 아이디 서비스를 이용중이다.


구글도 모바일메신저 서비스 행아웃을 통해 유사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기능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모바일근 모바일 메시징 기업 이뮤를 인수했는데, 향후 이뮤의 기능이 행아웃 업데이트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문자를 발송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카드사도 비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메시징 서비스는 보편적인 기술이어서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시하는 기업이 있으면 통신회사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고 언제든 서비스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