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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급행료 관행 없앤다.. 개인·법인 모두 형사처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07 17:22

수정 2014.12.07 21:28

외국공무원에 "업무처리 빨리해달라" 돈 건넸다간 철퇴
급행료 면책 규정 삭제



기업 급행료 관행 없앤다.. 개인·법인 모두 형사처벌

앞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사업 시 해당 국가 공무원의 업무수행 촉진을 위해 제공하는 '급행료(뇌물)'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뇌물공여자와 함께 처벌을 받게 된다. 이는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이하 국제상거래 뇌물방지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기업들이 급행료 관행에서 하루 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법조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외국.국내서 이중 처벌

7일 법조계에 따르면 1998년 제정된 국제상거래 뇌물방지법은 우리나라 기업이나 국민이 국제상거래 과정에서 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공무원에게 업무 처리를 신속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급행료'를 지급하는 것은 형사처벌을 하지 않도록 하는 면책규정을 두고 있었다.

주로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외국 공무원이 업무를 고의로 지연시켜 자국 기업의 정당한 기업활동이 방해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소액의 급행료도 결과적으로 국가의 지속적 경제성장이나 법의 지배를 잠식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투명성기구(TI)는 급행료에 대한 면책조항을 폐지할 것을 권고해 왔다.

결국 국회는 지난 10월 15일 '급행료 규정'을 삭제한 개정안을 공포했다. 다만 개정안은 '법 시행후 최초로 죄를 저지른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 10월 15일 이전에 이뤄진 급행료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을 허용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법개정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급행료를 건네다 적발되면 해당 국가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양벌규정에 따라 동시에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홍탁균 변호사는 "향후 외국공무원에 대한 금품이나 편의제공과 관련해 조사나 재판을 받는 기업은 형사처벌을 면제받는 것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 공무원에게 건넨 금액의 성격을 놓고도 법적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급행료 성격으로 금전이 제공된 경우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었는지와 형법상 정당행위로 인정될지가 쟁점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외 뇌물 수사 활발해질 듯

법조계는 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뇌물제공 사건에 대한 수사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껏 국내 수사기관은 우리나라 공무원에 대해 뇌물을 제공한 범죄나 상거래과정에서의 배임수재.증재 행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한 탓에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 제공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법무법인 화우 홍경호 변호사는 "그간 수사기관도 외국에서의 뇌물제공 행위를 일반적인 회사 자금 횡령과 배임 등의 문제로 접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뇌물방지법 적용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홍탁균 변호사는 "미국에 이어 중국도 외국계 기업에 뇌물공여를 이유로 막대한 벌과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급행료 면책규정'이 폐지되면서 우리나라 수사기관의 국제상거래 뇌물방지법에 대한 집행도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