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녀의 날(지수.주식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의 공포가 재연될까. 올해 마지막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11일)을 앞두고 지난해 외국인 매도(6071억원)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코스피의 아픈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것.
증권가는 '12월 만기불패'의 신화가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12월 동시 만기일에는 연말 배당이라는 든든한 '우군' 덕분에 매수세가 유입되는데 올해는 배당 여건이 좋은 편이다.
또 차익거래(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를 이용해 거래 하는 방법) 매물 부담이 크지 않고 외국인들의 비차익거래(장장 막판 동시호가 때 미리 설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바스켓에 담아 놓은 종목을 현물로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순차익잔고는 3조4800억원 규모다. 11월 만기 이후 1080억원이 증가했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고평가된 스프레드(선물월물간 가격차)는 외국인 매도 수요를 자극하겠지만 국내 기관의 매수 수요 규모와 비슷해 스프레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차익물량 대부분은 무난히 만기를 연장(롤 오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과 수치를 그대로 대입하기는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상을 만지작하고 있다.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이 일어나면 환율 상승과 국내 자산가격 하락에 의해 자본유출이 지속되는 2차 효과, 신흥국 위기에 의한 3차효과도 나타날 수 있고 특히 한국은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큰 나라"라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위축, 가격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은 우려되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는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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