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 기대이하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주가를 얼마나 잘 맞히고 있을까. 겨우 15%가 목표주가를 달성했다. 평균 1200개의 보고서를 작성한 KDB대우·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 등 5대 대형증권사의 목표가 달성률도 16%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권사 보고서 외에 정보가 제한된 개인투자자들을 잘못된 길로 안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부터 12월 12일까지 국내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기재하고 발간한 기업보고서는 모두 2만641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3928건)가 6개월 목표주가를 달성했다.
적중률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바로투자증권이었다. 바로투자증권은 올해 17건의 기업보고서를 냈는데 이 중 5개(29%) 종목이 목표가를 상회했다. 적중률은 높지만 한 달에 1회 꼴로 기업보고서가 나오고 있어 다른 증권사와 직접비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형 5사 중에서는 현대증권이 954건을 발간해 19%(177건)의 목표가를 넘어섰다. 다만 5사 중에서 1000건 미만의 보고서 개수는 현대증권이 유일했다.
이어 삼성증권이 1262건 중 17%(211건), 한국투자증권이 1330건 중 16%(210건)를 기록했다. 1154건의 우리투자증권은 15%(171건)였고, 이들 중에서 1345건으로 가장 많은 보고서를 써낸 KDB대우증권은 13%(178건)의 적중률을 보였다.
또 하나대투증권(1748건), 신한금융투자(1478건), 교보증권(1146건), 키움증권(1096건) 등도 1000건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해 각각 17%, 18%, 12%, 15%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올해 10건 이상 기업보고서를 작성한 기준으로 목표가 달성률이 가장 높은 애널리스트는 현대증권의 최경희 애널리스트로 조사됐다. 최 애널리스트는 올해 10건의 보고서를 냈는데 이 중 9건(90%)이 발간 당시 제시한 목표가를 웃돌았다.
이어 같은 증권사의 최민주 애널리스트가 60건 중 22건(57%)을 달성했고, 삼성증권의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81건을 써내 43건(53%)이 적중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송재학 애널리스트, 아이엠투자증권의 이종원 애널리스트, 하이투자증권의 하준영 애널리스트도 목표가 달성률 50%를 넘겼다.
조사에 포함된 전체 447명의 애널리스트 중 26%(118명)의 목표가 달성률이 10%를 밑돌았다.
하나대투증권의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가장 많은 351건의 기업보고서를 써냈고 목표가 달성률은 29%(102건)를 기록했다.
증권사 목표주가의 뻥튀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투자자를 증시로 끌어들이고 해당 기업과의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쉽게 부정적인 보고서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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