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들+개 통해 마음 구석구석 힐링시켜주는 ‘개훔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4 16:02

수정 2014.12.24 16:02



어느 누구나 보기만 하면 행복한 기운이 퍼질 수밖에 없는 영화 한 편이 나왔다.

포스터만으로도 느껴지는 연말 안성맞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바로 그 주인공. 김혜자, 강혜정의 5년만의 스크린 복귀작, ‘소원’ 이레의 차기작 등 개봉 전부터 다양한 수식어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견’범죄 코미디로, 영미권 성장소설의 대표격인 미국의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아이들과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따뜻한 요소가 가득해 김혜자, 강혜정이 그간 해왔던 배역들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출연을 흔쾌히 수락한 이유가 충분히 짐작된다.

그럼에도 단순히 유쾌하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매력은 순수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데 있다.


극중 ‘지소(이레 분)’는 ‘견’범죄 주동자로, 갑자기 사라진 아빠와 집 때문에 피자배달용 미니 승합차에서 지내게 되면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모의하게 된다. ‘지소’는 이솝우화 속 ‘토끼와 개구리’에 담긴 메시지를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며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견’범죄의 동기를 이해시킨다.

‘지소’가 절친 ‘채랑(이지원 분)’, 동생 ‘지석(홍은택 분)’과 구상하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아이들이라서 가능한 것이기에 동화책을 읽듯 절로 미소 짓게 된다. 특히 ‘채랑’이 어른이 할 만한 말들을 아이의 말투로 내뱉어 생기는 괴리감이 큰 웃음 포인트로 작용한다.

여기에 ‘지소’와 ‘채랑’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적은 작전노트는 철저히 아이의 시선에서 끌어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순하게 만든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도둑질이지만, 아이들이 개를 훔치려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순수함이 묻어나 그저 귀엽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

이들 외에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개 역시 이를 극대화시킨다. ‘월리’ 역을 맡은 개리는 첫 연기도전에도 불구 영리함, 의리 등 개만의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잘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성인배우들과 아역배우들의 환상적인 조합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갤러리 레스토랑 마르셀과 개 ‘월리’의 주인 노부인으로 분한 김혜자는 짙은 메이크업에 일관된 무표정으로 색다른 연기를 펼쳤다. 본격적인 엄마연기는 처음인 강혜정은 실제 이하루의 엄마인 만큼 이레, 홍은택과 실제 엄마와 자녀 같은 케미를 발휘했다. 정이 넘치는 노숙자 최민수,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이천희 역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또 다른 볼거리는 조은지, 김원효, 이홍기, 샘 해밍턴 등의 카메오의 활약으로, 이는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사진=리틀빅픽처스)

무엇보다 노부인(김혜자 분)과 ‘지소’-‘지석’ 남매의 철부지 엄마 ‘정현(강혜정 분)’에게 숨겨진 사연과 그 사연에 접근하면서 점차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감동을 선사, 울컥하게 만들기도 한다.

김혜자가 강조했듯 아이들의 성장 역시 아이스럽게 그려져 마냥 예쁘다.
가족해체, 가난 등 현실적인 문제를 순수한 아이들의 눈으로 재기발랄하게 담아내며 희망을 전하기 때문.

더욱이 김성호 감독이 억지웃음과 눈물을 짜내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한 만큼 극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웃고, 울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아이와 개를 소재로 하는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싶었다던 김성호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할 수 있겠다.
김성호 감독의 기특한 꿈과 실제 두 딸 아빠로서의 세심한 관찰력 덕에 관객들은 마음 구석구석 제대로 힐링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오는 31일 개봉 예정.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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