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비자만 골탕먹이는 '카셰어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6 17:11

수정 2015.01.06 21:53

차량 파손·고장 등 방치, 고객에 수리비 떠넘기기
피해액 적어 소송도 애매 사진 등 증거로 대응해야


#.1 직장인 A씨는 최근 카셰어링 업체를 이용했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뒷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잡은 순간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 약속시간이 급했던 A씨는 어쩔 수 없이 업체 측에 연락을 취한 뒤 차량을 사용하기로 했다. 며칠 뒤 카셰어링 업체는 '차량을 파손했다'며 A씨에게 수리비와 휴차비용으로 21만1500원을 청구했다. A씨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2 B씨는 빌린 차량의 문이 갑자기 잠기는 바람에 낭패를 봤다.


차량을 잠시 세워두고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문이 잠겨버린 것. 업체측 담당자는 "차량 제어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열림 버튼을 많이 눌러 생긴 일"이라며 B씨 측에 잘못을 돌렸다.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 차문을 열었지만 이번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업체 측은 이 문제를 즉각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1시간 30분 동안 반납이 지연됐다. 업체는 모든게 '고객의 잘못' 때문이라며 추가 사용료와 견인차량 비용을 부담시켰다.

'선진국형 공유경제'라며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카셰어링'이 업체의 무성의한 태도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양산시키고 있다. 제도는 선진국형이지만 업체들의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해 서비스가 제도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카셰어링 제도는 렌트카와 비슷하지만, 대여기간이 렌트카에 비해 짧은 것이 특징이다. 렌트카가 12~24시간을 기준으로 대여되는 반면 카셰어링은 최소 30분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요금은 차종에 따라 1시간에 5000원~8000원 가량으로 사용하기에 따라 택시비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벌써 대여섯 군데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2위를 다투고 있는 '쏘카'와 '그린카'는 각각 회원수 30만과 28만, 보유차량도 각각 750대와 7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1, 2위 업체 역시 서비스는 여전히 '낙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차량이 파손된 채 방치된 것은 물론이고, 차량이 파손됐거나 고장이 났다는 것을 신고한 고객이 수리비를 물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차량을 예약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차량이 도착되지 않은 경우나 스마트 폰으로 열게 돼 있는 문이 열리지 않아 차량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피해사례까지 있다.

워셔액 부족은 물론 타이어 공기압 등 안전과 직결된 문제들까지 간과하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한 카셰어링 이용자는 "운행 중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왔다. 대여시간이 1시간 이하라 따로 조치 하지 않고 반납했다"면서 "며칠 뒤 같은 차량을 빌렸을 때 여전히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카셰어링이나 렌트가 모두 피해액이 소액이어서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업체들의 배짱영업이 확산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가 발생하면 증거를 모아 대응해야 하고, 소비자보호원 등에 구제를 신청해야 한다"면서 "차량을 이용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둘 것, 분쟁이 생겼을 때는 통화시간과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도 "최근 접수된 내용을 보면 기존 렌트가 업체 못지않은 문제점들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카셰어링 업체는 "평균 4일~7일 간격으로 내외부 세차,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시스템을 최대한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의 시민의식 결여로 인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