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새해에도 춤판은 이어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7 17:24

수정 2015.01.07 17:24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유니버설발레단 '그램 머피의 지젤'
서울발레시어터 'SHI & SHOUT'..벨기에·브라질·프랑스 무용단 내한..국립무용단 4월 신작 '제의' 공연

유니버설발레단 '그램 머피의 지젤'
유니버설발레단 '그램 머피의 지젤'


무용이 관객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국내 티켓판매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인터파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무용·전통예술 부문의 판매액이 지속적으로 올라간 것은 무용 관객이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판매액은 60억100만원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작품수도 2011년 503편에서 지난해 600편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부응하듯 올해도 무용계는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단단히 했다. 국내 3대 발레단의 신작 대결부터 해외 유명 무용단의 내한과 대작 초연까지. 무용 초보부터 골수팬까지 열광시킬 만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국내 3대 발레단 신작 격돌

국립발레단은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선보인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극을 각색한 이 작품은 현대 드라마 발레의 거장 존 크랑코가 안무했다. 원작의 유쾌한 스토리, 발레 테크닉, 드라마틱한 연기력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6년 강수진 예술감독이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과 국내 초연한 바 있으며 오는 4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9년 만에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6월 같은 무대에 오르는 유니버설발레단(UBC)은 완전히 달라진 지젤, '그램 머피의 지젤'을 들고 나온다.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의 안무가로 유명한 그램 머피에게 UBC가 직접 의뢰해 세계 초연한다. 그램 머피는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를 영국 왕세자 찰스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숨겨진 연인 카밀라의 삼각관계로 갈아엎은 전적이 있다. 이번엔 순수한 시골 처녀 지젤은 무녀의 딸로, 귀족 알브레히트는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온 청년으로 변신시켜 완전히 다른 컨템퍼러리 발레로 재탄생시켰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서울발레시어터(SBT)는 창작 모던발레 'SHI & SHOUT'을 선보인다. SBT가 창단 때부터 한국에서의 합동공연 등을 통해 교류해 온 스위스바젤발레단과의 공동작업이다. SBT의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과 스위스바젤발레단장이자 상임안무가인 리차드 월락이 현재 함께 작품을 구상 중이다.

세 발레단이 인기를 끌었던 레퍼토리의 재공연 소식도 반갑다. UBC는 삶과 죽음에 대한 경건한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국민적 아픔을 위로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나초 두아토의 '멀티플리시티'를 오는 3월 다시 무대에 올린다. 국립발레단도 지난해 초연에서 호평받았던 '교향곡 7번 & 봄의 제전'을 오는 5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다시 올린다. SBT는 지난해 첫 선보인 'Rage'를 비롯해 1998년 초연한 창작 모던발레 대표작 'Being'과 3년만에 재공연되는 'Life is'를 되살린다.

발레 팬이라면 특별히 올가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될 듯하다. UBC의 역작이자 '블록버스터 발레'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가 오는 10월 예술의전당에서 5년만에 재공연된다. 150명의 출연진, 400여벌의 의상, 실물 크기와 같은 코끼리 등 화려한 무대 연출이 볼거리다. 특히 3막 '망령들의 왕국'에서 32명의 발레리나가 새하얀 망령이 돼 지상에 내려와 펼치는 군무가 압권이다. 11월에는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 은퇴 무대로 '오네긴' 전막을 올린다. 한국에서 전막 공연으로는 11년만이기도 하다. 푸시킨 원작, 차이콥스키 음악의 3막 발레로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창립자인 존 크랑코가 안무했다.

국립발레단 '봄의 제전'
국립발레단 '봄의 제전'


■현대무용, 세계 '첫' 한국 '첫'

세계적인 현대무용단의 내한, 대작의 초연으로 춤판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벨기에를 현대무용의 메카로 자리잡게 한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가 이끄는 로사스 무용단이 10년만에 내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표작 '로사스 댄스 로사스'와 '드리밍'으로 미니멀리즘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브라질 출신으로는 최초로 영국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상 올리비에상을 수상하며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데보라 콜커 무용단은 오는 10월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공연작은 그의 대표작 '믹스(Mix)'. 모두 LG아트센터의 올시즌 프로그램이며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국립안무센터 발레 뒤 노르의 '비극'도 주목할만 하다. 20대부터 50대까지 포진된 18명의 남녀 무용수들이 공연 내내 나체로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한다. 프랑스 안무가 올리비에 뒤브와의 작품으로 2012년 초연 당시 전세계 무용계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성남아트센터의 개관 10주년 기획공연으로 오는 4월 국내 초연한다.

국내 무용단들은 신작을 쏟아낸다.

이선태, 류진욱, 안남근, 윤나라 등이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 9'에 출연하면서 더 유명해진 LDT무용단의 신작 '플랫폼'과 '노 코멘트'도 기대를 모은다. 2001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오는 4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전통의 현대화를 꾀하는 국립무용단은 오는 4월 대형 신작 '제의'(가제)를 내놓는다. 조화로운 삶을 위한 한국의 모든 의식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신비한 여정을 그린다.
총 64명의 무용수들이 등장해 '8×8=64'를 나타내는 상징이 가득한 무대를 만든다. 같은달 국립현대무용단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안애순 예술감독의 신작을 선보인다.
시대별 '영웅'이 동시대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기획됐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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