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어린시절을 딛고 '토크쇼의 여왕'이 된 오프라 윈프리의 내공
![[책vs책]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vs 혼자의 발견](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5/01/08/201501081700283189_l.jpg)
바야흐로 멋진 여자 전성시대다.자신의 커리어에서 두각을 보이고 전문성을 쌓은 그녀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북하우스 펴냄)과 JTBC '마녀사냥'으로 대중에게 존재를 알린 칼럼니스트 곽정은의 '혼자의 발견'(달 펴냄)을 통해 그 노하우를 알아본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전체적으로 가난과 인종차별은 물론 유년기의 개인적인 불행까지 겹쳐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던 오프라 윈프리의 자전적 에세이다. 기쁨, 회생력, 교감, 감사, 가능성 등 총 여덟 가지 주제에 걸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군가의 일상에도 깊이 스며들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사생아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가 어떻게 운명과도 같은 기회를 잡아 토크쇼의 여왕이 될 수 있었는지부터 시작해 '인생의 성공 여부는 온전히 개인에게 달려 있다'는 오프라이즘(Oprahism)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이 다른 자기계발서나 에세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파헤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아프지 않다면 그건 이미 상처가 아니다'라는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저자는 비참했던 과거의 상처를 아프지 않게 만들기 위해 매순간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을 택했고 그로 인해 트라우마와도 같은 기억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일부를 억압하거나 다른 이가 당신을 비하하는 것을 그냥 놔두는 것은 창조주가 당신에게 건네준 당신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무시하는 것이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우리는 몸을 줄여서 작아지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 더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졌다. 더 뛰어나게, 그리고 더 비범하게"라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무조건 긍정적 생각과 용기를 가지라고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늘 최선을 다하며 감사하는 자세로 살다보면 기회가 운명처럼 찾아온다는 현실적 조언이 마음에 깊게 남는다.
그런가 하면 여기 '혼자일 때 행복한 사람이 함께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에디터 출신으로 '연애 칼럼니스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곽정은은 지난 2013년 '마녀사냥'으로 유명세를 얻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화려한 싱글녀의 표본이다. 오랜 기간 사랑과 그에 얽힌 관계들에 대한 기사를 써왔지만, 정작 '혼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는 점이 새롭고 신선하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혼자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저자는 이야기하지 않았기에 변화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담론을 꺼낸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난 것, 수많은 고정관념 속에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 그리고 살아가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기 센 여자'의 상념이자 명쾌한 리포트이기도 하다. 판단의 기준이 '무엇을 할 자유'가 아니라 '무언가를 하지 않아야 얻어지는 안전'이라는 일이 이 사회의 여자들에게 하나의 잣대가 되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탄식이자 지적인 의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무서울 것이 없다는 저자는 객관적이지만 차갑지는 않은, 냉철하지만 애틋한 말투로 역설한다. 누구보다 씩씩하게, 하지만 외로워하지 말고 살아가라고 응원하는 멋진 여자들의 이야기는 2015년 올해도 '잘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대한민국 여자들에게 작은 응원을 보낸다.
나문희 교보문고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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