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오는 19일 법정에 처음으로 서게 된다. 향후 재판과정에서는 조씨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항공기 항로변경죄' 적용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처벌이 가장 무거운데다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할 수 없는 조항이라는 해석도 있기 때문이다.
■준비절차 없이 공판기일 지정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조씨가 구속기소된 지난 7일 검찰로부터 공소장을 접수받았다. 이어 법원은 8일 오전 형사12부(오성우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에 사건을 배당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오는 19일을 첫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주목할 부분은 법원이 공판준비절차를 생략한 채 곧바로 정식 재판날짜를 지정한 것. 법원은 통상적으로 쟁점이 복잡한 사건의 경우 공판기일 전에 쟁점을 정리하고, 입증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본격적인 공판에 앞서 준비기일을 갖는다. 준비기일에는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조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여러 개이나 재판부가 유무죄를 떠나 쟁점정리나 입증계획 수립이 복잡하지 않다고 판단해 바로 공판일정을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항공기 항로변경' 핵심 쟁점화 될 듯
조씨의 변호는 그동안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의 각종 송사를 담당해온 법무법인 광장과 화우가 맡았다. 광장의 설립자이자 대표변호사였던 이태희 변호사는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사위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매형이다.
향후 재판에서는 조씨의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아 가도록 하능 일) 지시가 항공기항로변경에 해당하는지가 최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땅콩회항' 당시 실제로 되돌아간 거리가 수십m에 불과한 만큼 '항공기 안전에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해를 끼친 행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항로변경죄는 무죄'라는 주장과 항공기의 출입구가 폐쇄된 직후부터 운항이 시작되는 만큼 유죄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또 조씨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항로변경죄의 양형이 가장 무겁다는 점도 법정공방 가능성을 높히고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범죄를 저질렀을 때 미국과 같은 영미법 국가에서는 각각 양형을 정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경합법 관계를 인정해 가장 '무거운 죄의 형에서 최대 2분의 1까지 가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장 무거운 형이 징역 10년이면 5년까지 가중돼 징역 15년까지 선고될 수 있지만 가장 무거운 형이 5년이면 2년6월까지 가중돼 7년형까지만 선고된다
조씨에게 적용된 총 5가지 혐의 가운데 항공기 항로변경죄만 1년 이상 10년이하의 징역이고 나머지는 모두 징역 5년 이하이다. 조씨 입장에서 항공기항로변경죄 무죄 판단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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