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후폭풍] 이한구 "국민에 혜택 주는 것처럼 보일 뿐.. 땜질식 처방"
국회 기재위 의원 소급적용 찬성 우세…속내는 제각각
새누리당과 정부가 연말정산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극약처방'인 일부 항목의 연말정산 환급액 소급적용에 대한 논란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는 성난 민심의 동향을 살피며 원칙적으로 소급적용을 환영했지만 속내는 여전히 불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정이 세법개정 방향으로 내놓은 출산공제 부활, 다자녀공제 확대 등과 달리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법인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정산 환급이 완료된 이후 본격적인 세법개정이 논의될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연말정산 파문 제2라운드를 벌이며 거세게 충돌할 전망이다.
■여야 소급적용 우려속 찬성 우세
본지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12명을 대상으로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관련, 세금 환급을 위한 소급적용 논란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의원은 소급에 대해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일단 여당에선 대체적으로 찬성 분위기가 많았으나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데다 세수결손에 따른 재정파탄 문제를 고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돼 여당 내 의견수렴에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나 당이 결정한 사안으로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원칙론적으로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도 국민정서가 부정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불가피하게 소급적용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새누리당 중진 의원인 이한구 의원은 "즉흥적이고 임시땜질식 처방이고 제대로 검토도 안하고 내밀어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호도하는 방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소급적용을 통해 세수결손에 따른 추가 재원 마련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소급적용 자체가 사실상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도 당장 최소한의 수습책으로 소급적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정부·여당이 무리하게 세수추계를 하는 동시에 서민증세로 일관해 이번 사태가 불거졌지만 당장 국민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있어 미봉책이더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與 "증세는 별개 사안" vs. 野 "법인세 손봐야"
'증세 없는 복지' 방침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야당은 이번 기회에 '부자감세' 기조를 접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지금은 연말정산에 집중해야 한다"며 법인세 인상 논란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 윤호중 의원은 "어떻게든 여론을 무마해보겠다는 수준의 재.개정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세법을 개정하게 되면 세수부족분이 발생할 것이고 그러면 그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소득세법 일부를 손질하는 수준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법인세율 복원을 포함, 세제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교육비, 의료비의 경우 세액공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최소공제율을 인상하는 정도의 보완책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이 모든 사태는 법인세를 정상화하지 않은 채 서민증세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려는 데서 문제가 된 것"이라며 "법인세 정상화 등 세법을 다시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도 "자본소득세를 늘리는 등 재벌 특혜세제를 없애 (세제를) 좀 더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당정이 내놓은 대책은 졸속 대응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며 "근본적 조세형평성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인세를 최소 인하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고 그 이상으로 올리는 문제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연말정산 대란과 증세는 별개 사안임을 강조했다.
이한구.박명재 의원은 "연말정산과 증세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고, 기재위 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법인세 인상은 안 된다는 게 우리 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못을 박았다. 나성린 의원은 "법인세를 올릴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텐데 그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법인세 인상보다 비과세.감면 축소에 방점을 찍었다. 류성걸 의원은 "세제 전반을 얘기하려면 연발정산 논란이 마무리된 후에나 가능하다"고 잘랐다.
■4월 세법개정 험로 예고
일단 여야가 성난 민심을 '명분'으로 소급적용에 대해서는 원칙적 찬성을 피력했지만 4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인 세법개정 논의에 돌입하면 난항이 점쳐진다. 여야가 세법개정 자체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법론을 두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세액공제율을 5%포인트 인상, 교육비.의료비의 소득공제 방식으로의 전환 등과 함께 긴급협의기구에 여야정은 물론 양대 노총도 참여하는 4자 협의기구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당정협의를 통한 보완책 이외의 방안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고, 추가적인 협의기구 구성보다는 여야 합의를 통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근본적인 세금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불만이 나올 때마다 미봉책으로 대응하고, 재정(문제)이 나올 때마다 손쉬운 증세 방법으로 선택하면 엉망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당은 야당의 주장에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반박하며 조속한 후속방안 마련을 위해 국회 차원의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영선 조지민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