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청래 의원 "당 대포가 돼 정부·여당에 화력 집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3 18:01

수정 2015.01.23 18:01

계파정치의 본질은 공천.. 공정한 시스템이 최우선 취약지에 비례대표 줘야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하는 게 선거전략이다. '전국정당, 열린 정당, 강한 야당' 이 세 가지가 내가 추구하는 우리 당의 미래다."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은 현장연설 때마다 "당대포가 되겠다"고 한다. 정 의원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는 반응이 대세다.

정 의원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당시 24일간 단식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제1야당은 어디 있느냐. 새정치민주연합은 뭐하느냐"였다고 했다.

제1야당의 존재감을 질책하는 말이다. 정 의원은 "강한 야당, 선명한 야당이 필요하다는 요구 아니겠느냐"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당 지도부에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던지는 '겁 없는 인사'로 통한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을 지지하는 '마니아'층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도 "전국을 돌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정청래 같은 사람 한 명쯤은 최고위원에 있어야지'였다"고 말했다. 다만 "최고위원으로서 견제해야 할 사람은 내부(당대표)가 아닌 박근혜정부, 새누리당"이라고 명확히 했다. '당대포' 화력을 외부로 집중시키겠다는 의미다. 이에 이번 최고위원 후보 중에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후보로 꼽힌다.

계파정치의 본질이 공천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투명한 공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천가지 검증항목을 만들고 별도 평가위원회를 꾸리면 공천받기 위해 굳이 '줄서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선거구 재획정의 경우 정 의원은 "선거제도부터 개편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역구도로 고착화된 한국 정치 및 정당 체제를 바꾸려면 독일식 정당명부제나 석패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호남에서 영남 후보, 영남에서 호남 후보가 당선될 수 있고 소수정당은 지역구 당선자가 없더라도 권역에 따라 의원을 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최고위원의 권한이다. 최고위원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정 의원은 "축구에서도 골을 넣는 건 감독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라며 "정부·여당을 향해 '강슛'을 날리는 건 당대표보다 최고위원이 좀 더 자유롭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이것이 그가 '당대포'를 자처하는 이유다.

당의 수권능력을 키우려면 당 정체성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게 정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분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행동하는 양심으로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묶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야 할 가장 명확한 길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밖에 영남과 강원 등 취약지역 후보에게 비례대표 우선권을 주고 당내 시·군·구청장협의회에서 선출된 1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광역의원 보좌관을 신설하고 지방의회 인사권을 독립시키는 방안도 그의 공약집에 들어있다. 김영선 기자
정청래 의원 "당 대포가 돼 정부·여당에 화력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