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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은퇴 앞둔 차두리, 자랑스럽고 고맙다"

김주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7 15:58

수정 2015.01.27 15:58

차범근 "은퇴 앞둔 차두리, 자랑스럽고 고맙다"

이번 아시안컵 대회를 끝으로 축구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 선수.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이 은퇴를 며칠 앞둔 아들을 지켜보는 심정을 장문의 글로 남겼다.

지난 26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차범근의 따뜻한 축구' 코너에는 '두리는 아내가 나에게 준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차 전 감독은 "아내와 나는 두리의 마지막 남은 경기들이 될 준결승, 결승을 지켜보기 위해서 호주로 떠난다"며 "이제 며칠 후면 내 인생의 자랑거리 하나가 과거 속으로 들어간다. 아쉽고 고맙고 미안한, 복잡한 마음이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고있다. 두리가 엄마 뱃속에 있을때, 태어났을 때도 프랑크푸르트 신문들은 'zweite chaboom'이 태어날 거라면서 스포츠지 한 면 가득 채우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엊그제 인 것 같은데 두리가 벌써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는다고 한다"며 "'국가대표 선수 아들'은 나에게 정말 큰 자랑이었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은 "사람들은 아버지인 나와 비교하느라 두리한테 만족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차붐의 아들'은 팬들에게는 아쉬움이고 두리에게는 짐이었다"며 "그러나 나에게 두리의 존재는 '감사와 행복' 그 자체였다. 아내는 늘 얘기한다. '당신한테 두리같은 좋은 아들을 선물한 것 만으로도 나는 당신에게 할 일을 다 한 것!'이라고. 절대 맞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제는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두리가 세계축구를 자유롭게 얘기하면서 전술적 논리를 펼때면 든든하고 자랑스럽고 뿌듯하고..갖가지 감정이 다 섞여서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노인으로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은 "슈틸리게 감독에게도 나를 생각하면서 아빠에게 하듯이 그의 입장을 이해 하려고 애를 쓴다.
나로서는 그렇게 두루두루 잘지내는 두리가 신기하고 고맙다"면서 자신의 내성적인 성향과는 다르게 밝은 성격으로 여러 사람에게 사랑 받고 있는 아들 차두리를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차두리 선수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공수 모두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화제가 됐다.
특히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폭풍 같은 드리블을 선보이며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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