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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 맞아 '주식빌려 투자'…대차거래 잔고 '사상최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3 15:40

수정 2015.02.03 15:40

주식을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대차거래가 50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4·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대차거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4·4분기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재매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대차잔고 증가를 주가하락의 신호로 확신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 합계는 지난 2일 50조8064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차 잔고수는 18억3368만주를 기록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가가 주식이 필요한 다른 투자자에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차거래는 공매도에 주로 사용한다. 즉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일정 부분 하락하며 다시 '매수'해서 빌린 주식을 갚는 식이다. 이에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것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차잔고가 늘었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하락하는 것만은 아니다.

실제 최근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올해 들어 대차잔고가 크게 늘어났던 업종의 수익률이 좋았다. 이익 부진으로 인해 2014년 한 해 동안 수익률이 저조했던 조선, 건설 업종 등은 대차잔고가 꾸준히 늘어났고, 공매도 비중 또한 상승추세를 보여 왔다.

김솔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4분기 어닝쇼크를 예상하며 공매도가 급증했던 업종들 중 건설 업종의 경우 몇몇 종목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조선 업종의 급등으로 인해 일부 숏커버 물량이 들어왔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한 달간 대차거래 상위에 포진한 종목 중에는 주가 상승률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1개월 간 대차거래 상위 종목은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DGB금융지주, SK하이닉스, 한화생명, 대우조선해양, 우리은행, KODEX 200, 한진해운, 대우건설, 한화케미칼 등이 꼽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연초 1만9900원에 시작한 주가가 지난달 17일 장중 1만72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이를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1만8550원까지 올랐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대차거래를 했다면 상당한 수익을 남길 수 있었던 셈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유통과 금융 종목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면서 "공매도 비중이 증가하고, 대차잔고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주가의 반등이 일어나지 못한 종목은 롯데쇼핑, 신세계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