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는 콘셉트를 TV가 팔아온 지는 오래됐지만, 이번엔 결코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제작진도 단단히 허를 찔렸다.
어느 정도겠거니 했는데, 웬걸. 회를 거듭할수록 그 손놀림이, 그 레시피가, 그 두뇌회전이 기가 막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오히려 끝까지 숨기려 했던 가정사가 공개되면서 '진한 부성애의 상징'으로 떠오른 게 불과 4개월 전.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배우 차승원(45)은 다시 '요리의 신'으로 떠올랐다.
연기나 트릭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그의 음식을 맛보는 이들의 리액션이 너무나 '리얼'하다. 시청자도 당장 TV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가 만든 음식을 한 젓가락, 한 숟가락 하고 싶어진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tvN '삼시세끼-어촌편'이 차승원의 현란한 요리쇼로 금요일 밤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편인 '삼시세끼-농촌편'에서는 요리의 문외한인 이서진과 옥택연의 좌충우돌 밥상 차리기가 소소한 재미를 줬다면, '요리의 신' 차승원은 전혀 다른 차원의 밥상을 선보이며 반전의 매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1회 9.8%, 2회 10.8%를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지난 6일 방송된 3회 시청률은 7일 오전 10시 현재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순항이 예상된다.
잘생기고 손 빠른 남자 셰프들을 내세운 요리 프로그램은 넘쳐난다. 드라마에서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파스타를 만들거나 스테이크를 굽는 남자들의 모습은 이제 클리셰가 됐을 정도로 익숙하게 보아왔다.
그런데 겉절이를 무치고 콩자반을 만들며 동치미를 담그는, 과도하게 섹시한 남자는 처음이다. 심지어 드라마도 아니다.
신장 188㎝의 국내 톱 모델 출신 톱 남자 배우가 목포에서도 배로 6시간을 타고 들어가야 하는 외딴섬 만재도의 작은 집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무심한 듯 척척 해내는 음식은 뭔가 있어 보이는 서양식이 아니다.
차승원의 요리가 감동적인 것은 한국인의 보통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러나 결코 누구나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없는 반찬들을 늘 집에서 손수 해 먹었다는 듯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갖은 양념을 전혀 어려움 없이 뚝딱 만들어내고, 요소요소 손맛을 발휘한다.
그는 계란말이를 하고 깍두기를 담그며 홍합미역국과 홍합밥을 한다. 허리가 끊어지도록 직접 긁어온 김을 모아 김 틀에 넣고 햇빛에 말려 구워먹고 누룩을 떠 막걸리를 담근다. 계란말이가 식을까 봐 랩으로 덮어두는 동작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꽃빵을 찌려다 여의치 않자 바로 아이디어를 내 빵을 계란에 묻혀 튀기는 임기응변은 신기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차승원은 회도 능숙하게 뜨고, 짬뽕과 우럭탕수, 고추잡채 등 중국요리에도 일가견을 보이며 감동을 배가한다.
심지어 오는 13일 방송될 4회에서는 그가 어묵탕을 선보일 것임을 프로그램은 예고했다. 솜씨 좋은 주부라도 생선살을 발라내 어묵을 만드는 작업을 집에서 직접 해본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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