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설, 볼만한 공연] 설, 온가족 뮤지컬 보러가면 한명은 '공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12 16:11

수정 2015.02.13 18:12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이번 설 연휴는 온가족이 함께 뮤지컬을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영화와 소설 원작으로 친숙한 뮤지컬, 따뜻한 가족애를 담은 스토리와 함께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뮤지컬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

창작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기 좋다. 폐계가 돼버린 닭 잎싹이가 알을 품어 자신의 아기를 보고싶다는 소망을 이뤄가는 성장 스토리다. 15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책, 220만 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개막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뮤지컬에서는 모성애뿐 아니라 주체적인 삶의 방식에 무게를 두고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2002년 이 작품을 연극으로 선보였던 극단 민들레가 뮤지컬로 각색했다. 원작 소설의 풍부한 상징성, 따뜻한 감성을 음악과 무대언어로 영리하게 표현했다. 3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7만원. 3인 이상 가족 예매 시 40% 할인. (02)762-0010
뮤지컬 '라카지'
뮤지컬 '라카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토니어워즈 작품상을 3회 수상한 뮤지컬 '라카지'는 '넓은 의미의 가족애'를 말한다.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 부부 앨빈과 조지의 아들이 극우파 보수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 앨빈의 진정한 모성애를 통해 조금 다른 모습의 가족을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하게 된다. 지난 2012년 한국초연 당시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베스트 외국뮤지컬상, 남우조연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안무상, 앙상블상을 받은 만큼 제대로 된 볼거리를 기대해도 좋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춤꾼들의 현란한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장 연기의 달인'인 초연 배우 정성화, 김다현과 함께 이지훈이 앨빈 역을 맡는다. 세상의 편견과 잣대를 향해 외치는 노래 '아이 엠 왓 아이 엠(I am what I am)'은 큰 울림을 준다. 3월 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6만~13만원. 설 연휴기간 3인 구매 시 25%, 4인 구매 시 30% 할인(VIP·R석 한정). 1666-8662

정의와 희망을 노래하는 뮤지컬 '로빈훗'은 세대를 아울러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 12세기 영국 설화에 나오는 의적 '로빈 후드'가 2015년 한국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민중의 영웅으로 그려진다. 지배층의 폭정과 세금 압박을 이기지 못해 숲의 도적떼가 된 백성들을 모아 정의를 되찾으려는 로빈훗, 그의 도움을 통해 진정한 왕으로 성장하는 필립 왕세자의 이야기다. 현재 한국 사회 서민들의 애환과 닮아있는 모습에 '민심 뮤지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05년 독일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대본을 다시 쓰고 새로운 넘버(삽입곡)를 추가하는 과정을 거쳐 새롭게 재탄생했다. 유럽 뮤지컬 '잭더리퍼' '삼총사'에 이어 지난해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성공시킨 명콤비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을 통해서다. 유준상, 엄기준, 규현(슈퍼주니어), 양요섭(비스트) 등 스타 배우들이 의적 로빈훗으로 분한다. 3월 29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설 연휴기간 20% 할인. (02)764-7857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공연은 뮤지컬 마니아든 초심자든 열 일 제치고 찾아가 볼 만하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 2004년 로맨틱 코미디 위주였던 한국 뮤지컬계에 '스릴러'라는 장르를 처음 소개해 매 공연 8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고 오는 15일 '명성황후'(2009년), '맘마미아'(2011년)에 이어 한국 뮤지컬로서는 세번째로 1000회 공연을 달성한다. 선(善)인 지킬과 악(惡)인 하이드를 넘나들어야 하는 만큼 고난도의 연기력이 요구된다. 지킬과 하이드가 대립하는 장면에서 '나와 나(Confrontation)'가 불려질 때가 압권이다. '명불허전' 조승우를 비롯해 류정한, 서범석, 민영기, 홍광호 등 현재 톱 뮤지컬 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쳐갔다. 한국 남자 뮤지컬 배우의 '꿈의 무대'로 통하는 이유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배우 조승우, 류정한과 함께 박은태가 새롭게 캐스팅됐으며 지난달부터는 배우 조강현이 합류했다. 오는 4월 5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6만~14만원. 설 연휴기간 20% 할인. (02)556-8556
뮤지컬 '원스'
뮤지컬 '원스'


동명의 영화로 유명한 뮤지컬 '원스'는 뮤지컬 팬이라면 꼭 봐야 할 리스트다. 배우가 연기, 노래, 춤에 하나를 더해 악기 연주까지 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호평받고 있다. 12명의 배우 모두가 바이올린, 첼로, 기타, 아코디언 등 하나 이상의 악기를 연주하는데 면면이 수준급이다. 화려한 무대 전환도, 웅장한 오케스트라도 없지만 이들의 어쿠스틱한 연주와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 섬세한 연기는 무대 위를 꽉 채운다. 기타리스트인 '가이'와 체코 이민자인 '걸'이 음악을 통해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삶의 용기를 얻는 과정을 그린다.
201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그해 토니상 8관왕을 차지했고 주제곡인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로 제80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영화의 OST가 6만장 이상 판매됐다.
한국어로 번역된 가사도 뮤지컬 무대 위에서 원곡에 버금가는 감동을 선사한다. 3월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2만원. 설 연휴기간 20~30% 할인. 1544-1555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