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가다] (2) LG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15 17:12

수정 2015.02.15 17:12

LG, 특허 2만9천건 개방… 중기·벤처 지원 새 지평 열었다

IMG01]대기업과 연계한 지역 거점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구를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 벤처·창업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이 연구개발(R&D)·인력·자금 등 전방위 지원으로

후견인 역할에 나서면서 향후 지역 경제활성화와 특화산업 육성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지는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특징과 지원현황, 향후 계획 등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LG그룹이 주도해 지난 4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문을 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허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2만9000건의 특허 개방과 각종 사업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상생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충북 혁신센터는 다양한 창조주체를 발굴하고 이런 과제에 도전하는 중소벤처기업의 사업 성공률을 높이는 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중기·벤처에 '특허' 날개달다

15일 LG그룹에 따르면 충북지역 중소기업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과 LG생활건강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손을 잡고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창조경제 실현에 나선다. LG생활건강은 우수한 효능이 확인됐지만 상품화가 어려웠던 성분들의 특허 7개를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에 무상 지원한다.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은 자사의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이들 성분들을 화장품에 활용 가능한 신규 원료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중국시장 진출 성공사례와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컨설팅 등을 제공해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 판로 개척도 원활이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 꿈꾸는 대표적인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간의 상생협력 방법은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를 위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특허지원 창구인 '지식재산(IP) 서포트존'을 개설해 LG 보유 특허 2만7000여건,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여건 등 2만9000건에 달하는 특허를 중소·벤처기업들이 무료 또는 최소 비용으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공개한다.

윤 센터장은 "중소기업은 LG가 가진 특허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단시간에 시장경쟁력을 갖춘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와 기술적으로 연계 가능한 LG의 특허가 결합해 시너지가 발휘되는 가장 실천적인 상생방안이 아닌가 싶다"며 "혁신센터의 특허지원창구를 통해 정부출연연구소 보유의 특허와 다른 대기업의 특허까지 연결될 수 있다면 가장 우수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모델로 남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미래부, 특허청 등과 협력해 중소·벤처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특허 규모를 늘려 나가는 등 '국가 IP 허브'로 확대,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선도 DNA 공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중소·벤처기업이나 창업 희망자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 마켓'이 개설됐다.

기술에 대한 지식과 사업 경험이 있는 LG 직원들이 그룹 사내 포털인 'LG-LIFE'에 제안하고 있는 상품 아이디어 중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을 '아이디어 마켓'에 개방하는 것이다.

이미 아이디어 마켓 개설 과정에서 40여개의 선별된 아이디어에 대해 지역 중소·벤처기업들과 사업성이 논의됐다.

특히 충북 오송 소재의 씨원라이프테크는 줄자가 필요 없이 양팔의 손가락에 센서가 부착된 골무를 끼워 거리를 측정하는 '골무형 거리측정기'의 사업화를 결정했다. '골무형 거리측정기'는 LG 신입사원 교육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100명의 LG 직원들로 구성된 '아이디어 컨설턴트'가 구체화시킨 것이다.

'아이디어 마켓'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시장선도' DNA가 중소·벤처기업에도 전파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 회장은 "구성원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 의견을 내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실행하며, 해냈다는 성취감이 조직 내에 가득해야 한다"며 "시장선도 상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하기로 결정한 일은 반드시 끝까지 집요하게 실행하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한다.


2013년 오픈한 'LG-LIFE'도 시장선도를 위한 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 'LG-LIFE'에는 현재까지 총 1만건에 달하는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시장선도'가 경영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끈기 있게 도전해 성과를 만들어 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제안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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