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45개국에 진출한 H&M그룹의 SPA브랜드 COS(코스) 매장이 일제히 옷을 전시하는 행거를 변경했다. 일자형이나 사선형이던 행거의 틀을 깨고 옷걸이를 거는 부분을 물결모양으로 재현한 이 행거는 조규형 디자이너(41)가 디자인했다. 조씨는 스웨덴 가구 조명 박람회 전시작가로 올해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신생 디자인 기업인 썸니즈의 '스마트폰 아로마 차량용 거치대'는 방향제와 스마트폰 거치대를 더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국내 대형마트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넓혔다. 이어 홍콩 메가쇼와 필리핀 마닐라 페임 전시를 통해 4만8000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호주에도 수출계약을 진행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디자인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앙드레김, 이상봉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꾸준히 배출해 왔지만 패션 분야를 제외한 디자인 분야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는 산업디자인의 경우 국내기업마저 해외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선택할만큼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발굴과 육성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디자인 지원사업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국내 디자이너와 디자인 기업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글로벌 디자인리더 육성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디자이너와 디자인 기업을 발굴해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에만 5명의 디자이너, 15개 기업이 수혜를 받았다. 조규형 디자이너와 썸니즈 역시 글로벌디자인리더 육성사업을 통해 발굴된 사례다.
글로벌디자인리더 육성사업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디자인 신생기업과 디자이너를 선발해 △해외전시회 참가 △멘토링을 통한 아이디어의 사업화 등을 돕는다.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에게는 교육과 함께 창업 전반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실제로 이 사업을 통해 발굴된 기업과 디자이너 중 상당수는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가구디자이너 박원민씨(34)는 프랑스 메종 오브제에서 '떠오르는 아시아 인재상'을 수상했고 양재혁(28)디자이너는 밀라노 엑스포 대륙별 신인 디자이너 특별전에 아시아 대표로 초정된 것은 물론 밀라노 로산나 올란디 리빙숍에도 입점했다. 가구 디자인 기업 자미랑은 미국 락웰그룹이 판매키로 했으며 놀라디자인은 태양광 충전기로 스페인 디자인 편집매장 입점과 일본 도큐핸즈 한국 우수상품 전시에도 참가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부가가치 창출 요소가 산업화 초기 노동과 자본에서 지식경제로 전환됨에 따라 지식 및 정보 주도로 변경됐고 최근에는 혁신적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 중심의 창조경제로 중심축이 이동했다"며 "디자인은 투자대비 효율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글로벌디자인 리더 육성사업 역시 이러한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 창조경제를 이끌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라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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