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연말정산 '후폭풍' 세액공제상품 '열풍'

파이낸셜뉴스

직장인들 월급봉투 얇아져 절세상품 가입 문의 급증
1월말 청약통장 신규가입 지난해말 대비 17만여명↑
소장펀드 해지때 혜택 반납 가입시 주의사항 꼭 살펴야

연말정산 '후폭풍' 세액공제상품 '열풍'

# 최근 연말정산 결과표를 받아든 30대 직장인 최모씨의 심정은 참담하기만 했다. 1년 전 대비 2배 가까운 세금을 물게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 최씨는 그동안 연말정산 절세에 큰 관심이 없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병행해 사용해오면서 제법 많은 돈을 지출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절세가 됐었다. 하지만 이젠 마냥 남의 얘기만은 아니게 됐다. 결국 최씨는 내년 연말정산을 위해 미리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평소 잘 가지 않던 은행도 다시 찾았다.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는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다. 현재 최씨는 세액 공제 한도인 400만원을 꽉 채우기 위한 셈법 계산에 한창이다.

연말정산 직후 은행권에선 때아닌 세액공제 상품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3월의 보너스'라 불리던 연말정산 방식이 달라진 가운데 예상보다 얇아진 월급봉투를 받아든 직장인 등이 연초부터 절세 상품 가입 행렬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외환·NH농협·IBK기업은행 등 일선 은행 지점에선 세액공제 및 여타 공제 혜택이 큰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내방객들 중 상당수가 연말정산 이후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른바 '연말정산 대란'으로 연금저축 등 절세 상품 가입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여파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선 연말정산 세액공제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절세 금융상품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비롯해 연금저축 및 세금우대 종합저축과 소장펀드를 꼽고 있다. 다만 세금우대 종합저축의 경우 지난해 판매가 중단된데 이어 올해부턴 만 61세 이상 거주자 �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비과세 종합저축'으로 운용 중이다.

한 시중은행 일선 센터장은 "예상치 못한 세금 폭탄에 환급액이 적더라도 우선 가입하고 보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세액공제로 바뀐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금 저축의 경우 연간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의 12%를 세액 공제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세법개정 이후 퇴직연금 납입금에 대한 추가적인 세액공제가 가능해지면서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인기도 높다. IRP는 직장인이 퇴직급여 등을 자신 명의의 퇴직 계좌에 적립해 55세 이후 연금방식이나 일시금으로 찾아쓰기 위해 가입하는 퇴직 연금이다. 만약 퇴직연금에 가입한 직장인이 IRP에 300만원을 추가 납입하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총 13.2%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금수령방식이 아닌 일시금으로 해지하면 세액공제 혜택보다 과세되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이어 연간 120만원 한도로 납입액의 40%의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가입자 역시 올들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하향세를 보이던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1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수는 1774만8761명으로 지난해 연말 대비 17만2082명 급증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에 대한 가입 러쉬도 뜨겁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에 한해 가입할 수 있는 소장펀드는 연말까지 최대 600만원을 납입하면 총 240만원의 소득공제 를 받아 39만6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일부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인 절세상품 촉판 영업이 한창이라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 6.6%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소장펀드의 경우 세테크 상품으로 인기는 좋지만, 5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 장기 상품"이라면서 "중도해지시 그동안 받았던 세제 혜택을 모두 소급적용해 반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연봉이 적어 과세 미달자로 분류돼, 납부할 세금이 없는 경우 굳이 세액공제 금융상품 등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는 게 업계 속얘기다. 따라서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자가 아니라면, 절세 상품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세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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