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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입주예정자협의회 압력에..건설업계 "이럴수도 저럴수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4 09:44

수정 2015.03.04 09:44

아파트 입주를 앞둔 계약자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구성한 일부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압력단체로 부상하면서 건설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법적 단체인 입주자대표회의와는 달리 임의단체여서 여러 요구사항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가입비 요구 및 등급별 정보 차단 등으로 입주예정자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 포진, 대응에 '난감'

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기 신도시 등 최근 입주를 앞둔 아파트 여러 곳에서 입주예정자협의회와 관련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조경시설이나 CCTV, LED 램프 등을 추가 요구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에게 가입비나 동의서를 요구, 잡음이 일고 있는 것. 실제 최근 김포한강신도시의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온라인 커뮤니티 가입비용으로 2만원을 요구, 미가입자에게는 모든 정보를 차단해 비난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건설사측도 일부 입주예정자협의회로 인해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일부 무리한 요구로 난감해하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다양한 추가 공사 뿐 아니라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사전점검 시기 이전에 아파트 내부를 미리 보여달라는가 하면 진짜 예비입주자를 가려내야 한다며 동·호수까지 포함된 입주민 원본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한다"고 전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과거 친목 모임에서 이제는 각 분야 전문가 모임이 돼 더욱 곤란해졌다"며 "건설사 담당자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경우가 많아 과도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건축 관계자는 수평자를 가져와 바닥에 올려놓고 계측하고 음향회사 관계자는 공사 잡음을 제외한 소음도를 측정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건설사측은 이같은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법적으로 인정을 받기 때문에 시공사와 다양한 협의를 할 수 있고 보수작업 등을 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법적인 단체가 아니어서 사실상 요구사항을 들어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조직의 대표들이 결국 입주자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이들과 협약을 했다 해도 임원 일부가 바뀌거나 추후 말을 바꾼다고 해서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가입비 요구, 정보 차단 '잡음'

업계 등에 따르면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당초 2000년대 초반 닥터아파트 포털에 각 단지별 입주예정자 모임이 생겨 친목을 도모하다가 2000년대 중반 건설사들이 각사 홈페이지에 입주예정자 카페를 만들어줬고 최근에는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등을 통해 온라인커뮤니티를 형성, 압력단체로 성격이 변모해왔다는 것이다.


건설사측도 일부 과한 요구를 하는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응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의 온라인커뮤니티에 들어가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반대 여론이 심하면 커뮤니티 참가 인원을 늘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경우에는 전체의 60~70%에 달하는 동의서를 받아오라거나 강성인 일부 세대에 한해서만 음성적인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