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명품기업)테라젠이텍스-유전자 분석 '개인 질병 예측 서비스' 개발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10 14:37

수정 2015.03.10 16:44

테라젠이텍스 고진업 대표
테라젠이텍스 고진업 대표

테라젠이텍스 고진업 대표

【 수원=장충식 기자】 부모 중 한사람이 암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내가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른바 '가족력'은 우리에게 끊임 없는 궁금증을 유발해 왔다. 유전적으로 희귀 질병을 앓는 환자 가족에게는 생명과 직결되는 고민이다.

테라젠이텍스(수원시 이의동)는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오랜기간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물이 유전자 분석을 통한 '질병 위험성 예측서비스' 상용화다.

■질병예측 서비스 '헬로진'

테라젠이텍스가 게놈(유전체) 분석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게놈 분석은 사람의 게놈을 파악해 암, 희귀질환 등의 발병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방 차원의 의료 서비스.

테라젠이텍스는 지난 2013년 1월 질병 예측 기술인 '헬로진'이란 게놈 분석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개인의 유전자에는 가족력처럼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성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이를 분석해 혹시 발생할 수 있을 특정 질병에 대한 위험성을 줄이자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우연히 날아온 소식도 게놈 분석 시장의 전망을 밝게 했다. 게놈 분석 서비스를 받은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에 걸린 위험이 높다'는 결과를 받아들자 미리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 것. 이 소식이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게놈 분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고진업 대표(63·사진)는 10일 "병에 걸린 후 투병생활과 경제고까지 환자와 가족들이 겪어야할 고통을 생각하며 기술을 개발했다"며 "헬로진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오는 2016년 6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전자 개별 분석 대중화 '초읽기'

헬로진은 질병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왔다. 질병에 대한 치료가 목적이던 의학이 예방을 위한 노력으로 변화하고 있어서다. 이는 최근 유전자 분석서비스업체 '23앤미(23andME)'이 희귀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테스트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으면서 상용화 가능성도 열렸다. 민간업체도 소비자에게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은 셈이다.

고 대표는 "23앤미 사례가 질병 예측 분야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은 전세계 유전자 분석을 통한 질병 예측 기술의 상용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테라젠이텍스 실험실 전경
테라젠이텍스 실험실 전경

■세계 최초 '호랑이 게놈 지도 완성'

테라젠이텍스의 기술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학계나 논문 연구를 위한 유전자 분석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지난 2010년에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세계에서 세 번째로 소 게놈 해독에 성공했다. 지난 2012년에는 200억 규모의 '차세대 생명정보를 활용한 게놈 연구 및 상용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서울대 등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의 호랑이 표준게놈 지도를 완성, 과학저널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하는 등 전문적인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1월 질병예측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한 테라젠이텍스는 현재 유한양행 판매망을 통해 건강검진과 연계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 대표는 테라젠이텍스의 헬로진은 질병 진단이 아닌 확률을 분석하고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예측서비스'라는 점을 분명이 했다.

특정 질병의 발생 확률이 높다는 의미를 마치 '꼭 질병에 걸릴 것 수 있다'는 진단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발생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 대표는 "결국 확률로 밖에 말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질병은 이제 예방 우선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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