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한국 여자골프가 강한 이유요? 정신력때문이죠"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리안 시스터스'의 우승 퍼레이드다. 지난주 김효주(20·롯데)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JTBC파운더스컵까지 올 시즌 LPGA투어는 총 6개 대회가 치러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중 5개 대회 우승자가 한국 선수다. 뉴질랜드 동포인 리디아 고(18·캘러웨이골프)의 우승까지 포함하면 한국 선수와 동포 선수의 '싹쓸이'다. 그러면서 매 대회 우승자의 얼굴은 각각 다르다. 마치 '우승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듯한 느낌이다. 바꿔 얘기하면 LPGA투어서 활동중인 한국 선수는 누구나 우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역대 최다승 경신도 시간 문제다. 역대 최다승 합작은 작년에 거둔 16승이다. LPGA투어 '코리안 시스터스'는 구옥희프로가 1988년에 스탠더드 레지스터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이후 올 시즌 6승을 포함해 총 131승(한국계 선수 우승 포함)을 합작하고 있다. 승수만 놓고 보더라도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인 셈이다. 그렇다면 한국 여자골프가 왜 이토록 강한 것일까. 이는 국내 골프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관심사다. 골프에 '올인'하는 엘리트 체육 교육 환경, 강한 정신력, 부모의 집착 등이 한국 여자골프가 강하게 된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인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체격 조건보다는 정신력 싸움,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 선수들은 의지가 강하고 타고난 감각도 좋은 것 같다. 거기에다 부모님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의지랄까 희생 정도도 다른 나라 선수 부모들보다 한 수 앞선 것이 현재의 현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한다.
세계랭킹 6위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한국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 능력이 세계 최강에 오른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인은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감정 조절능력이 뛰어나다. 화가 나더라도 그것을 잘 자제시킨다"며 "특히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어서인지 한국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 능력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월하다. 골프는 멘탈 게임이니까 아무래도 그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의 독식이 LPGA투어 흥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또한 없지 않다. 하지만 이는 기우다. 박인비는 "한국 선수들의 독식을 비난하는 외국 선수는 거의 볼 수 없다. 다시말해 그 자체가 LPGA투어 멤버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지 않는다"며 "아마도 그런 마음가짐이 오히려 자존심을 더 상하게 할 수 있다판단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시기와 질투보다는 강하게 된 이유를 궁금해하는 분위기가 더 우세하다"고 말한다.
유소연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한국 선수들이 잘하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LPGA투어 멤버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누가 우승했는가'이지 '어느 나라출신 선수가 우승했는가'가 아니다"며 "그러면서도 대체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굉장한 노력을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한다"고 동료 선수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email protected]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